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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수진이 만난 사람] (59) 나의 삶 나의일/ 삼성 SDS IT 서비스 2팀 권세종
2007/06/11 00:00
입력 조회수 : 883
‘나같이 척박한 토양에서도 꽃이 피지 않았습니까?’
인간은 스스로 발전하고 공부해야 할 의무 있어
삼성 SDS에서 '컴퓨터 도사, 웹마스터 권세종(29세)씨. 지난 1월2일 연초에 신문에 대문짝만한 그의 기사가 실렸을 때 사람들은 놀랐고, 다시 희망을 이야기 했다. 실직자 50만이 거리를 헤매고 다니고 경제는 이미 바닥을 친지 오래인 이 때, 14부터 현재까지 스스로 척박한 땅에서 스스로 꽃을 피운 그의 짧은 인생, 28년의 드라마는 회오리칠 만큼 많은 사람에게 미담이 되고 희망이 되었다. 인간은 아무리 어렵고, 힘들어도 스스로 노력하고 일하고 공부해야 하는 의무가 있음을 많은 사람들은 다시 한번 뇌리에 각인시켰으리라.
“워낙에 척박한 땅에 피어난 꽃이었기 때문에 어려웠을 때 어떤 게 젤 힘들었느냐는 말은 별로 나에겐 어울리지 않는 단어라고 생각 합니다, 뭐 좋았던 시절이 있었어야 그게 비교가 되서 어렵다는 게 실감이 나지만 태어나면서부터 엄마 아빠 얼굴을 제대로 익히기 전부터, 이미 척박한 생활이었기 때문이지요” 지난 1월 13일 과천 코아백화점 6층 커피숍에서 마주한 권세종씨는 이렇게 남의 이야기 하듯 담담하게 이야기를 꺼냈다.
시골에서 초등학교만 졸업하고 무작정 상경한 28세 청년 권세종씨.
* 영어된 공인 자격증 7개 소지자 올해 2개의 자격증 획득 예정
그가 준 명함에는 부연 설명이 없으면 도무지 알아 볼 수 없는 MCSE, CSA, SCNA, SCJP, CCNA, CCDA라고 적혀 있다. 그의 명함에는 하나가 빠져 있었는데 그것은 CSA 시스템엔지니어 자격증이었다. 명함을 찍고 난 후에 자격증을 따지 않았나? 생각해 보았다.
그의 명함에 찍혀 있는 자격증을 풀어 보면 다음과 같다.
* SCJP (Sun Certified Programmer for Java2 Platform 1.4): 썬마이크로시스템즈가 발급하는 자바개발 자격증
* SCNA (Sun Certified Network Engineer): 썬마이크로시스템즈가 발급하는 네트워크 엔지니어 자격증
* CSA (Certified Solaris Administrator): 썬마이크로시스템즈가 발급하는 시스템 엔지니어 자격증
* CCNA (Cisco Certified Network Associate):시스코 제품군의 네트워크 엔지니어 자격증
*CCDA (Cisco Certified Design Associate ):시스코 제품군의 네트워크를 디자인·설계할 수 있는 자격증
*MCP (Microsoft Certified Professional): 마이크로소프트가 발급하는 제품군 전문가 자격증
* MCSE (Microsoft Certified Systems Engineer): 마이크로소프트가 발급하는 시스템 엔지니어 자격증 등 7개로, 팀 내 최다이다. 모두 영어로 시험을 친 국제 공인 자격증들. 올해에도 국제 자격증 2개에 더 도전할 예정이다.
과연 삼성의 웹마스터 다운 자격증 들이다. 그는 정말 공인된 ‘컴퓨터 도사’라고 할 수 있다. 성성SDS에서 그가 지금 하고 있는 일은 증권사 중에서 접속자가 국내에서 가장 많은 삼성증권의 ‘시스템의 웹서버 구축과 운영’ 을 책임지고 있다.
그와 함께 웹마스터 일을 하는 동료 선후배들은 서울대, 연세대, 등을 졸업한 쟁쟁한 멤버들이다. 그러나 오히려 그 멤버들이 이 권세중씨를 부러워 할 만큼 수많은 공인 자격증이 말하고 있다. 그는 작년 말, 삼성멀티캠퍼스 강사까지 됐다.
‘멀티캠퍼스’는 삼성SDS가 운영하는 컴퓨터 교육사업부. 이곳 강사는 다른 기관 직원이나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IT 교육을 하는 ‘선생님’이다.
* 3살 때 차 사고로 부모님 다 잃고 졸지에 고아 14살 소년 무작정 상경....
회사일과 강의를 병행하도록 회사가 실력을 인정한 ‘떳떳한 투잡스’이니, 컴퓨터를 전공한 대졸직원의 지원까지 넘쳐 경쟁률은 100대1에 가깝다.
14년 전만 해도 권씨는 초등학교 졸업장만 손에 쥔 봉제공장 ‘시다’(보조 공원)였다.
3세 때 교통사고로 부모를 여의었다. 인간은 누구나 예비 장애인이 될 수도 있고 어려서 이렇게 고아가 될 수도 있다. 그 당시 사고는 그가 살아난 것도 기적일 만큼 큰 사고였다. 고 한다. 부모가 돌아가서 누나와 함께 경북 영주의 할머니 집으로 맡겨진 그는 할머니 품에서 “여긴 우리 집이 아니야”라며 엉엉 울었다지만, 스스로는 기억도 할 수 없을 만큼 어렸을 적이다.
대부분이 그렇듯이 시골 할머니 댁은 넉넉하지 못했다. 할머니에게 사랑은 있었지만, 돈은 없었다. 그는 초등학교 3학년 때부터 새벽에 신문을 돌렸다. 5학년이 돼서는 배달신문수를 조·석간 3개로 늘렸다. 그래도 여전히 할머니는 편찮으시고, 남매는 늘 배가 고팠다.
결국 그는 중학교 생활을 1학기 만에 접은 채 1991년 여름 ‘무작정’ 상경 길에 올랐다.
서울에 오자마자 그는 가출소년으로 오인 받아 경찰관에게 붙잡혔다. 가출소년으로서 오인이 아니라 실제 가출소년이었던 그는 “배고파서 올라왔다”고 하자, 경찰관은 근처 ‘먹고 자고 일하는’ 봉제공장을 소개해줬다.
새벽에는 신문 배달, 낮엔 공장 재단 보조일. 첫 월급 23만원을 몽땅 할머니와 누나에게 송금했다. 이후에도 월급은 늘 영주로 다 보냈고, 생활비는 신문 배달해서 때웠다. 송금한 후 받은 영수증들은 지금도 간직하고 있는 ‘보물 1호’ 라고 말한다.
* 주변의 사람들과 길가다가 전봇대서 읽은 내용 모두 실천하는 끈기의 사나이
“봉제공장 다닐 때 단추 다는 집 아주머니가 있었는데 그 집 아이가 유치원 모자 쓰고 엄마 손을 잡고 나가는 것을 보고, 나중에 우리아이에게도 저렇게 꼭 해주고 말겠다”다는 신념이 생기더군요”라고 말했다.
1993년 어느 날, ‘배움의 고통은 잠시지만 못 배운 아픔은 영원하다’는 전봇대 광고가 가슴에 박혀서 서울 회기동의 상록야학 문을 두드리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새벽신문 배달, 낮에는 공장, 밤에는 공부, 잠은 3시간. 신고(辛苦)의 하루 ‘4중주(重奏)’가 시작됐지요. 몸을 찢는 피곤함에 화장실에 쓰러져 잠들기도 여러번. 살을 에는 겨울 추위 속에 울면서 신문을 돌린 적도 적지 않았죠.
그 때 걸린 동상(凍傷) 때문에 지금도 겨울만 되면 귀와 발이 벌겋게 변합니다. 이렇게 열심히 사는 그의 열정은 야학교사 사이에 감동으로 번졌다. 야학 교사들은 ‘서울시 청년상’을 받게 했고, 1995년 11월에 삼정데이터시스템에 사환으로 입사시켰다.
컴퓨터를 만지는 직원들이 멋져 보였다. ‘종이 피아노’를 두드리는 불우한 피아니스트처럼, 회사 구석에 버려져 있던 ‘고장 난 자판’을 들고 타자 연습부터 했다. 우연히 이 모습을 본 회사 사장이 “쉬운 컴퓨터 업무는 사환에게도 시켜보라”고 해 드디어 컴퓨터 앞에 앉았다. 그 후 “사장님에게 보답하려고” 월급 70만원 중 40만원을 헐어서 몰래 컴퓨터학원에 등록했다. 회사 바로 옆 건물이 ‘IT 대기업’인 삼성SDS 였다. 매일 출퇴근하며 “나는 꼭 저 회사에 들어간다” 고 스스로에게 주문을 걸었다. 주문만 건 게 아니다. 거의 매일 채용 사이트에 들어가, 삼성 SDS가 사람 언제 뽑나 확인했다. 컴퓨터에 더 매달렸다. 야학공부에도 박차를 가해 1998년에는 중·고졸 검정고시에 모두 합격했다.
* KBS의 기상캐스터 이익선씨와 3년전 방송출연 하다 의기투합 돼
의형제 맺고, 친누나 이상으로 의지하고 살아
2000년, 드디어 이 회사가 채용 공고를 냈다. 박사·기술사 등등의 자격 요건 끝에 ‘경력 2년 이상 직원’이란 문구가 있었다. 원서를 넣고, 기술면접·인성면접·필기시험 등을 차례로 통과했다. 자는 시간까지 줄이며 갈고닦은 컴퓨터 실력이 주효했다. 당시 24세였던 권씨는 당당히 경력사원 중 최연소로 이 회사 정사원이 됐다.
2001년에는 경희대 지리학과(야간)에 합격했다. 대출 끼고 18평 아파트도 서울 창동에 한 채 장만했다. 맨손 상경 10년 만에 그는 대기업 정사원도 됐고, 대학생도 됐고, 아파트도 생겼다. 하지만 ‘권세종 드라마’는 여전히 진행 중이다. 2002년에는 친한 친구에게 보증을 잘못 서 아파트를 날렸다. 친구는 행방을 감췄다. 그는 “보증은 절대 서면 안된다는 교훈을 잘 배웠다”며 웃어넘겼다.
권세종씨는 “ 습관은 무한한 에너지를 가지고 있는 원동력” 이라고 말한다. 결국은 자기와의 싸움이라는 것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어떤 일을 할 때 정말로 죽을 만큼 죽기 살기로 최선을 다했는가? 한번씩 자문을 해보라고 권한다. “죽기 살기로 매달려서 이 세상에서 안 되는 일은 없다” 고 자신하는 그는 열심히 사는 사람들은 목표를 세워 놓고 그 목표를 향해 질주하기 때문에 다른 것이 머리에 들어올 여력이 없다고 말한다.
그는 버스와 택시로 알아듣기 쉽게 구분해서 말했다. “ 만약에 돈 500원을 갖고, 어떤 사람은 버스로, 어떤 사람은 택시로 목적지에 간다” 고 했을 때 “ 저 같은 경우에는 일단 택시로 갑니다”라고 말했다. 돈에 맞춰서 버스를 탄 사람이나 돈은 모자라지만 택시기사에게 사정을 하든 빌든 둘 다 최선을 다한 것만은 사실이 아니냐고 반문하는 그는 “ 세상의 적은 남이 아닌 바로 나” 라고 했다.
* 내 인생은 내가 설계, 세상엔 자기만 열심히 하면 인프라는 도처에 널려 있어
그는 항상 3단계로 집중력을 가지면 못할게 없다고 말한다. 그 3단계는 첫째는 머리를 비우기, 둘째는 책상에 오래 앉아 있을 수 있는 능력, 셋째는 집중력, 이라고 말했다. 이 3가지의 조건만 갖춘다면 자기 인생에서 단기목표와 장기목표 등을 세워놓고 자기 삶의 플랜을 짤 수 있다고 말한다. 그는 단호히 “ 내 인생은 내가 설계 한다” 고 말하며 “세상에 자기만 열심히 하면 분명히 길이 있다, 인프라는 세상에 널려 있다” 고 말한다.
우스개 소리로 그는 “ 옛말에 ‘산 입에 거미줄 치겠느냐?’ 는 말이 있는 데 현대는 스스로 노력하지 않으면 실제로 산 입에 거미줄 칠 수 있는 환경이 돼 있다” 고 말하며, “옛 말이 틀리다” 고 주장한다.
그는 예전에 삼정데이타 시스템에 다닐 때 ‘망가진 자판을 두드리는 것을 보고, 그 회사 사장이 쉬운 업무는 사환도 시켜보라는 말에 자기를 가르치던 회사선배가 언 오프도 모르던 내가 답답하다며 마우스를 던질 때 머리가 돌았었다’ 며 그걸 계기로 컴퓨터에 매달려 도사가 되어, 아직도 그 회사에 가면 후배들한테 ‘권세종 이라는 인물이 삼정데이터시스템에서 전설의 인물’ 이란 소릴 듣는다며 그 후 일년에 자격증 한두 개 따는 것은 일도 아닌 것이 되어 버렸다고 말하며 웃는다.
그는 취미에서도 열과 성을 다한다. 인라인스케이트에 푹 빠져, 지난 2003년 문화일보가 주최한 인라인레이싱 대회에서 1위, MBC가 주최한 인라인마라톤대회에서는 8위를 차지했다. 이제 “최대한 많이 베풀며 살아보자”는 목표를 향해 달린다고 하는 그는 처음부터 그런 것은 아니었다고 한다. 재작년까지만 해도 ‘돈 많은 게 최고’였다. 하지만 작년 초, 돈에 찌들어 구겨진 인상(印象)과 늘어난 주름살을 거울에서 발견하곤 놀랐다는 것.
* 머리엔 지혜, 입가엔 미소, 가슴엔 사랑 ....삶의 이정표로 삼아
“내가 여기까지 온 이 고생과 역정을 돈 몇 푼과 바꾼다면 얼마나 밑지는 장사인가” 되물으며 쓸데없이 대가가 비싼 ‘욕망’과 ‘욕심’을 버리기로 했단다.
나중에 그는 조그만 사업이나 자영업을 해볼 생각이 있다고 했다. 돈이 좀 생기면, 2세 잘 키우는 데 들어가는 비용 말고는 정말 필요한 이웃들에게 주고 싶다. “나같이 척박한 토양에서도 꽃이 피지 않았느냐”는 자신의 체험을 바탕으로 청소년 상담 자원봉사도 해보고 싶다는 포부를 밝히는 그는 ‘꿈은 항상 변한다’ 고 말한다. 많이 생각하고, 많이 고민하고, 하다보면 뭔가가 될 것이라고 말한다.
올바른 가치관과 좋은 습관이 인간을 발전시키는 가장 좋은 원동력이 이라 생각한다는 그는 요즘 인터뷰하느라 시간을 많이 뺏겨서 인터뷰 하는 시간만큼의 공백을 메우느라 거의 매일밤 야근을 한단다. 오늘도 다시 어김없이 야근을 하고, 퇴근을 해야겠다는 그는 여자친구가 있느냐는 질문에 ‘당연히 있다’ 고 자신 있게 말한다. 벌써 여자친구부모님 하고도 친근하게 지내고 있다는 권세종씨. 그의 야망은 그의 나이만큼이나 아직도 풋풋하게 자라고 있는 현재 진행형이다. 집도 회사근처인 과천에 있다고 하는 그는 출퇴근 시간마저도 길거리에서 보내는 게 아깝다고 했다. 나이는 아직 20대 이지만 그의 포부와 마인드는 50년 이상 세상을 살아온 사람같이 틀이 꽉 잡혀 있었다. 올해 다시 자격증 2개 획득에 도전 한다는 그는 점차 기술자들에게 고시공부만큼 어렵다는 기술사 시험도 볼 예정이라고 했다. 친구도 좋아하고 술도 좋아 한다는 그는 소주 3병 정도는 아무렇지도 않게 마실 수 있단다.
야망과 출세를 위한 것만이 아닌 자신과의 싸움에서 늘 승리를 할 것만 같은 권세종씨.
그의 삶의 여정이 모두들 힘들어하고, 희망에 목말라 있는 현대인들에게 한줄기 생명수 같은 힘이 되었으면 좋겠다.
황수진
2005-02-16(수) 13:1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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