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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에 만난 남미의 손님 ‘뉴깐치냔’
2007/04/17 00:00
입력 조회수 : 794
주말에 만난 남미의 손님 ‘뉴깐치냔’
이라크에서 날아온 비보로 온 국민이 울분과 애처로움 속에 한 주를 보낸 토요일 오후, 동대문운동장역에서 전철을 바꿔 타려고 발길을 재촉하는데 어디선가 남미의 음악과 군중들의 박수소리가 어우러져 황량한 지하공간에 울려 퍼지며 나의 발길을 끌었다.
도착한 곳은 역사 내 지하철 상설 공연무대, 남미 복장을 한 4명의 연주자와 1명의 한국인이 음악에 심취되어 어깨춤을 추면서 노래와 연주를 하고 그 앞에는 100여명의 길손들이 옹기종기 모여 가볍게 몸을 흔들며 박수로 장단을 맞추는 보기드문 흥겨운 축제마당을 연출하고 있었다.
나도 모르게 연주회의 무대 앞에 서있게 하는 이유는 무엇이며, 흐르는 음악에서 애달픈 한의 소리가 마음속 깊이 와닿는 이유는 무엇일까?
20여분을 음악과 분위기에 심취되어 멍하니 서 있다보니 1부 순서가 끝나 발길을 돌리게 되었다.
전철 안에서 다시 한번 방금 전의 분위기를 음미하면서 이런 음악을 답답함 속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들려주어 잠깐이라도 현실의 시름을 잊도록 했으면 하는 막연한 기대감으로 연구실에 도착하여 자료 검색을 해보았다.
그룹 뉴깐치냔(Nucanchinan)은 ‘우리들의 길’이라는 의미로 약 20년 동안 안데스 민속음악을 연주해온 에콰도르 출신 가족악단이며 주로 유럽과 남미에서 활동하였다.
안데스 음악의 정서에는 흥겨움 속에 갇혀 있는 ‘한과 그리움’이 담겨져 있고, 노래와 춤에서는 우리의 문화인 흥겨운 고개춤과 몸짓이 그대로 배어 나온다.
조용하지만 격렬하고, 흥겹지만 서럽고, 부드럽지만 깊은 그들의 음악은 바로 우리의 옛 조상들이 생활속에서 가꾸어온 마음을 담고 있는 듯 했다.
께나, 삼뽀냐, 차랑고, 봄보 등 안데스 지방 특유의 전통악기로 연주되는 이들 음악의 특징은 대체로 애조띤 음색을 지닌 애수에 찬 음악이라는 점이다.
이 음악이 우리에게 어필할 수 있는 이유는 두 가지다. 하나는 혈통적인 이유로 안데스 인디오들은 몽골인종이 4만년 전 베링해를 건너 북아메리카를 거쳐 남아메리카 안데스 지방으로 이주하여 우리나라 사람과 같은 혈통이라는 점이다.
두 번째는 지정학적 이유로 과거 1,000여건에 이르는 크고 작은 외침과 식민지배까지 받았던 우리나라와 16세기 스페인의 침략으로 300년 동안이나 식민지배를 당한 경험이 있는 남미 여러나라와는 역사와 경험이 비슷하다. 그래서 우리 고유의 정서인 ‘한’과 인디오 특유의 정서인 ‘애수’는 리듬과 멜로디의 상이함에도 불구하고 매우 정서적 유사성이 있다.
오늘 그곳에 모인 사람들 중 그 음악을 처음 접하는 사람이라도 듣는 그 순간부터 음악에 빠져드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지 않았나 싶었다.
지구 반대편의 나라 남미의 음악 속에서 발견하는 한국의 정서, 그 때 나도 모르게 무대 앞에 서 있었던 이유였다.
<최상용/ 삶의 지혜를 창출하는 무료웹진 '새미래뉴스'대표>
수정일 2004년 10월1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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