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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라는 이름으로 제339호] 어떤 고백........
2007/04/10 00:00
입력 조회수 : 812
1999년 10월에 쓴글.....
찌는 듯한 한 낮에 무더위가 지칠 줄 모르고 기승을 부리던 여름 어느날에,
너무나 맑고 대리석을 깍아 놓은 듯한 반듯한 얼굴을
가진 분 때문에 잠깐 나의 작은 가슴에 설레임을 느꼈었던 적이 있었습니다.
훤칠한 키에 맑게 생긴 외모만은 아니었고 뭔지 모르게 처음 보는 순간 가슴이 쿵쿵거려 똑바로 그 분의 얼굴을 바라 볼 수가 없었습니다.
처음 이었습니다. 그런 느낌!.
여름 한 동안을 더위도 느낄 틈이 없이 내 가슴을 잔잔하게 만든 그 분!.
가끔 의논 할 일이 있어 그 분앞에 서게 되는 날이면 꼭 죄은 사람처럼 왜 그렇게 내 몸이 작아 지는것 같던지요.
워낙에 작은 내 몸이 더 오그라드는것 같은 느낌이 들곤 했었습니다.
그렇게 더운 여름(8월 한달)이 지나고 가을을 막 느끼던 어느 날 이었습니다.
남편과의 대화중에 그 분에 이야기가 나왔는데 나만이 아닌 남편도 그 분한테 그런 느낌을 받았다는 이야기를 듣고 정말 놀랐습니다.
남자인 남편도 그분앞에서면 너무 눈이 부셔 똑바로 쳐다볼 수가 없었다고 하더군요 아마도 성직자라 그런지 영혼까지 맑아 보이는 분입니다.
결혼후!..
정말 10년만에 새롭게 느껴본!... 정말 잠깐이었지만 내겐 신선한 충격이었고 가슴에 잔잔한 물결을 일으켰던 시간들이었습니다.
이 나이에? 그리고 결혼한 여자가 남편말고 다른 남자한테 정말 눈길이 갈까? 하고 백치같은 생각을 해 오던 내겐 참 허둥거려지던 날들이었습니다. 적어도 성당안에서 만큼은....
그날이후, 남편과 나는 성당에서 그분을 뵐때마다 서로의 눈빛을 바라보며 참 묘한 감정을 느끼곤 합니다.
이젠 지난 여름의 감정과는 달리 다른 빛깔의 감정으로 차분히 정리가 되었지만 아직도 그분과 마주서서 대화를 나눌 때면 나도 모르게 얼굴이 따뜻해지는 것을 느낍니다.
어느사이 가을도 중턱에 와서 서성이는군요.
정말 누군가에게 마음을 내 보이고도 싶고 따뜻한 대화가 그리워지기도 하는 정말, 가을은 언어들의 계절인것 같습니다.
가끔은 퇴근길의 버스안에서 집앞이 아닌 다른곳에서 내리고 싶어 질때가 있듯이 , 차분한 마음으로 플라타너스의 거리를 걸으며 아름다운 시도 읽고 싶고 그 동안 잠자고 있던 내 영혼에 맑은 공기도 불어 넣어 주고 싶은 가을 입니다.
집안에 흐르는 잔잔한 음악을 점점 닮아가는 이 가을에, 실타래를 풀듯이 아름다운 언어들을 마음대로 풀수만 있다면 이 가을에게 정말 근사한 시를 한편 이라고 남겨 주고 싶습니다.
자운영
2004/10/04 08: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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