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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엿보기] (96) 부부싸움은 칼로 무베기?
2007/03/31 00:00
입력 조회수 : 798
[세상엿보기] (96) 부부싸움은 칼로 무베기?
추석 연휴기간 중 느긋하게 저녁상을 물리고 우연히 TV를 켜니 마침 일일극 가족 드라마가 화면을 채우고 있었다.
혹시 다른 볼거리가 없나 싶어 채널을 돌리려는 순간 남녀 주인공들이 주고받는 극중 대화 속에 ‘부부싸움은 칼로 무베기’라는 말이 귀에 들어왔다.
마음속으로 “칼로 물베기를 실수로 잘못 말했겠지?” 생각하고 계속해서 뒷말을 들어보니 그게 아니라 이혼율이 높은 요즘 세태를 빗대서 하는 말이었다.
요즘은 부부싸움을 해도 예전처럼 다시 풀어지는 것이 아니라 칼로 무를 자르듯 너무도 쉽게 갈라서 버린다는 것이다.
흐르는 물은 칼로 아무리 힘을 주어 베어 봤자 자르기가 무섭게 물로 채워져 상처가 금방 아물어 버리지만 한번 갈라진 무는 베어지는 순간 그걸로 끝이나 영영 이별이라는 말을 듣고 보니 그리 틀린 말은 아니었다.
어쩌다가 우리나라가 세 쌍이 결혼하면 한 쌍 꼴로 이혼을 하는 나라가 되었나. 아무리 세태가 변했다고는 하나 이는 결코 자랑할 일이 못 된다.
남녀가 서로 사랑하는 사이로 만나 죽음이 그대를 갈라놓을 때까지 검은 머리가 파뿌리 되도록 서로 사랑하고 서로 의지하며 일심동체가 되어 평생을 붙어살겠다는 서약을 하고 만인의 축복 속에 결혼하고도 그리 쉽게 갈라서는 것을 보면 마음이 무겁기 짝이 없다.
사랑하기 때문에, 성격차이, 남편(아내)의 바람기, 고부 갈등, 가정 폭력, 도박, 성 궁합, 낭비벽 등 이혼사유도 가지가지다. 심지어 애완견을 아내(남편)보다 더 사랑하기 때문에 헤어진다는 부부도 있다.
하지만 아무리 그럴듯한 이유를 둘러댄다 하더라도 너무 쉽게 헤어지는 것은 아닐까 싶다.
부부싸움도 그렇다. 처음에는 사소한 일로 다툼을 시작하여 점차 언성이 높아지면서 더 큰 싸움으로 번지고 그러다가 상대의 자존심을 건드려 결국에는 홧김에 이혼도장을 콱 찍어 영원히 돌이킬 수 없는 파경으로 끝나는 경우를 우리주변에서 흔히 본다.
힘들고 어려울수록 서로 기대고 의지하며 서로에게 힘이 되어주는 것이 부부가 아니던가.
결혼은 장난이 아니다. 서로 좋다고 결혼할 때는 언제고 서로 싫다고 홧김에 이혼하면 이 세상에 남아날 사람이 누가 있겠는가.
한쪽에서 조금만 참으면 될 것도 서로 물러서지 않고 자존심 싸움을 벌이다 홧김에 헤어지고 나서 뒤늦게 땅을 치고 후회한들 아무 소용이 없다.
참을 인(忍)자 세 번이면 살인도 면한다는 말이 있다. 엎어진 물을 다시 주워 담을 수 없듯이 한번 자신의 입 밖으로 내뱉은 말은 결코 다시 입안으로 거둬들일 수 없다.
아무리 화가 나고 속이 상한다 해도 욱하는 성질이 생사람 잡는 다고 앞뒤 생각 없이 막말을 거침없이 퍼부어 상대의 자존심을 무참하게 짓밟아 버리는 일만은 하지 말아야 할 이유가 바로 거기에 있다.
이 땅을 살아가는 모든 사람들에게 이 한마디는 꼭 권하고 싶다. 무슨 일을 저지르기 전에 3초만 더 생각하자. 3초만 더 참고 기다리고 생각하면 우리사회는 지금보다 훨씬 더 밝고 건전해질 것이라고 확신한다.
부부싸움을 하다가 꼴깍 하고 침한번 삼키는 3초의 순간을 못참아 홧김에 이혼하는 일도 그만큼 줄어들 것이고 횡단보도를 건너거나 운전을 하다가 신호등을 지키지 못해 교통사고로 죽는 일도 크게 줄어들 것이다.
엘리베이터를 타고 내릴 때 눈 깜짝 할 3초를 못 참고 마구 버튼을 눌러대는 사람들로 낭비되는 전기료만 해도 우리나라 전체로 따지면 얼마나 될지 상상이나 해봤는가.
3초는 짧지만 3초를 참아 얻는 것은 그만큼 크고 무한하다.
* 이 기사는 피플코리아의 허락 없이 그 어떠한 경우에도 무단 전재나 무단 사용을 금지합니다. 피플코리아에 실리는 모든 기사의 저작권은 오직 피플코리아에 있습니다.
<피플코리아/김명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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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년 10월01일 11시3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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