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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가 쓰는 막노동판의 하루] (35) 모래 주머니와 씨름한 하루
2007/03/05 00:00
입력 조회수 : 846
[인터뷰 전문기자가 쓰는 막노동판의 하루] (35) 모래 주머니와 씨름한 하루
2004년 03월 02일
20kg들이 모래주머니. 새로 합류한 친구 홍기와 둘이 하루종일 붙어 다니면서 모래 주머니와 씨름을 했다.
어제 하던 도로 공사장 수방대책 마련의 일환으로 모래 주머니 작업을 하러 가다보니 종점부(도로공사구간 끝부분)에 설치한 램프카(드럼통 연결 꼬마전구)가 파손되어 다시 연결을 해놓았다.
누가 그랬을까. 아마도 차가 들이 받은 모양이다. 틀림없이 음주운전이 아니면 받을 리가 없다. 왜냐면 불이 들어오는 꼬마전구 전선을 드럼통에 묶어 길게 연결해 놓았기 때문에 멀리서도 식별이 가능한 낮에는 말할 것도 없고 밤에도 환하게 위험지역 표시가 드러나기 때문이다.
그런대도 식별을 못하고 들이 받을 정도라면 백발백중 음주운전이다. 모래주머니와 씨름한 하루였다.
배수관을 묻고 유입구와 끝부분에 토사가 쌓이지 않도록 모래주머니로 안전둑을 방호벽처럼 쌓는 일을 어제에 이어 이틀째 계속 했다.
그래도 오늘은 20kg들이 모래주머니여서 어제보다는 형편이 훨씬 나은 편이었다. 어제는 5kg이나 될까 말까한 작은 모래주머니를 사용했다.
작은 모래주머니를 사용해보니까 일은 많고 속도는 오르지 않았다. 그래서 어제의 시행착오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 오늘은 20kg들이 모래주머니를 사용한 것이다.
만약 오늘같이 모래가 꽁꽁 얼어붙은 날 어제처럼 5kg짜리 자루를 사용했다면 아마 하루 종일 땅을 팠어도 오늘 한 작업량의 절반 아니 절반의 절반도 해내지 못했을 것이다.
좁은 공간에서 모래를 자루에 퍼담고 끈으로 묶고 배수관 입구와 끝부분에 쌓아 올리는 작업. 끊임없이 허리를 굽혔다 폈다 하면서 일을 하는 반복 작업이라 허리가 많이 아프다.
노동을 적당히 하면 운동이 되지만 너무 혹사를 하면 무리가 와서 몸에 이상이 생긴다는 것을 체험하는 순간이다.
아침에는 땅이 꽁 꽁 얼어 아무리 삽질을 해도 모래가 파지지 않아 속도가 나지 않았다. 게다가 모래도 없어 땅바닥을 긁어서 모래를 퍼 담으려니 죽을 맛이었다.
그래도 어쩌겠는가. 누가 이일을 대신해 줄 사람도 없고, 그런 사정을 알아줄 사람도 없는데... 친구와 둘이 부지런히 하는 수밖에...
오후에도 하던 일 계속. 다만 장소를 옮겨서 했다. 다행이 오후에는 모래가 많아서 땅을 긁는 수고는 하지 않았다. 그러나 바람이 심했다. 일하는 현장에 바람이 너무 강해 체감온도가 뚝 떨어졌다.
잠시라도 일을 하지 않으면 온몸이 한기를 느낄 정도로 추웠다. 그러다 보니 일을 더 열심히 하게 되었다. 그래야 몸에 땀이 나서 조금이라도 춥지 않으니까.
그러다가 또 허리가 아프면 잠시 하던 일을 멈추는데 그러면 흐른 땀이 식으면서 더욱 심한 한기를 느낀다. 바로 그때 감기 들기 딱 맞다.
이 심한 바람을 온몸에 맞으면서 일을 하다 보니 더워서 땀에 옷이 흠뻑 젖었다가 다시 땀이 식어 온몸에 소름이 끼치도록 추위를 느꼈다가를 반복하면서 저녁 5시가 넘어서야 하루 일과를 마쳤다.
일한만큼 배가 고프다. 친구한테서 전화가 왔다. 교차로건이 잘 해결돼서 올해까지는 계속 컨텐츠 제휴를 하기로 했단다. 정말 잘 됐다.
요즘 같이 심한 불황에 얼마 안 되는 돈이지만 그나마 끊기면 고생이 말이 아닐텐데 작년에 했던 컨텐츠 사용 계약이 올해까지 계속 연장하기로 했다니 내일처럼 기분이 좋다.
항시 사정이 어려워 힘들어 하는 모습을 지켜보는 것만으로도 안타까워 마음이 아파 친구라도 잘됐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항상 해왔는데 그렇게라도 숨통이 트이게 되었으니 잘됐다. 마음이 통하는 사회 친구. 니가 잘되면 내마음도 기쁘다.
오늘 역시 허리에 무리가 올까봐 숙소에 오자 마자 누워서 허리를 쉬게 했다. 뭐니 뭐니 해도 몸이 재산이니까. 내 건강관리는 내가 해야지. 내 몸은 내가 주인이기 때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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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플코리아/김명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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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일 2004년 09월15일 07시3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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