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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3)[바람의 수필] (34) 북악산의 사계
2007/02/26 00:00
입력 조회수 : 885
(123)[바람의 수필] (34) 북악산의 사계
거의 1년을 직장동료의 차에 승차하여 출근하는 소위 카풀제를 이용한 적이 있다. 출근때마다 차를 타는 장소와 시간에 맞춰야 하다보니 아슬아슬한 적이 한두번이 아니었다.
친구의 집인 노원구 상계동에서 차를 몰고 출근길에 나서면 친구는 쌍문전철역 입구에 와서 정확히 차를 세워놓고 나를 기다리는 것이다. 차를 대는 시간은 항상 오전 8시 정각으로 맞춰놓았다. 나는 집에서 걸어서 5분거리밖에 안되는 거리라서 집에서 10분전에 나와 5분전에 먼저 그곳에 도착해서 차를 기다리다가 차가 오면 타곤 했다.
그러나 친구가 차를 몰고 오다가 길이 막히거나 하여 변수가 생기면 내가 좀더 기다려야 했다. 길게는 10분 아니 20분까지도 초조하게 기다렸다. 그래도 안오면 친구의 집으로 전화를 해본다.
그러면 친구가 평소처럼 제시간에 나갔다고 친구의 부인이 말을 하면 나는 속으로 틀림없이 이친구 오다가 길이 막혀서 늦는다고 생각을 한다. 그러다 기다리면 아닌게 아니라 친구의 차가 오는 것이다.
시간이 지나면서 카풀제 시간이 기다려질 정도로 출근길 차안에서 친구와 둘이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는 재미에 빠져들었다.
출근길 코스도 돈암동으로 해서 북악산 허리길을 달려 삼청터널을 지나 광화문을 통과하여 회사에 도착했다. 집에서 회사까지 오는데 보통 1시간정도 걸렸다.
전철을 타고 다닐때보다 20분정도 더걸렸지만 친한 친구와 둘이 차안에서 격의없는 얘기를 하는 재미는 전철을 타고 다니던 때와 비교할 수가 없었다.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북악산을 끼고 달리면서 주변을 내려다보면 눈아래 펼쳐지는 경치가 한마디로 그림같았다.
봄에는 산을 울긋불긋 화려하게 수놓는 개나리 진달래가 우리를 반겼다. 연초록의 생명력을 과시하는 신록과 야생의 꽃들이 한데 어우러져 그야 말로 한폭의 그림같은 주변경치를 감상하며 달리다. 보면 환상의 드라이브 코스를 즐기는 것만 같았다.
회사에 도착해서 일할때도 생기가 돋고 힘이 넘쳤다. 기분좋은 출근길이 머리속에 남아 하루를 즐겁게 해는 엔돌핀이 팍팍 생성되는 것 같았다.
여름에도 울창한 녹음속에 온갖 새소리 매미소리가 환상의 하모니를 이루며 합창하면 둘이는 기분에 도취되어 흥얼흥얼 거리며노래도 부르고 손으로 장단을 맞추곤 했다.
가을이면 단풍으로 물들어 마음까지 사색에 젖는다. 때로는 우울하게 만들기도 하고 떨어지는 낙엽을 바라보노라면 인생의 허무함과 세월의 무상함에 둘이 침묵을 지키면서 말없이 북악산을 질주할때도 있었다.
겨울이 되면 겨울대로 운치가 있다. 흰눈이라도 쌓이면 그야말로 하루하루가 신나고 즐거운 화이트데이였다. 왠지 가슴이 상쾌하고 하얀 눈처럼 몸도 마음도 깨끗하게 정리되는 것 같았다. 나무가지마다 힌눈으로 되덮인 모습은 마치 나무인형을 보는 기분이었다.
그렇게 1년을 출근하다 친구가 다른 지역으로 발령을 받아 떠나는 바람에 나는 다시 전철을 이용하여 출근하게 되었다. 1년동안 카풀제로 친구의 차에 타고 출근했던 그때가 지금도 추억속에 아른거린다.
<피플코리아/김명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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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일 2004년 09월0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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