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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가 쓰는 막노동판의 하루] (29) 노가다판에도 용병이 있다.
2007/01/26 00:00
입력 조회수 : 889
인터뷰 전문기자가 쓰는 막노동판의 하루 (29) 노가다판에도 용병이 있다.
2004년 02월 25일
프로야구 프로농구 프로축구에만 용병이 있는게 아니다.
노가다판에도 용병이 있다.
조선족 동포뿐만 아니라 동남아인들이 우리나라 막노동판에까지 와서 일을 하고 있다.
내가 식사를 하는 함바집만 해도 이곳을 이용하는 노동자 중에 우즈베키스탄인이 있다.
키가 껑충하게 큰 젊은 총각이다. 20대 중반쯤 돼보이는 앳된 얼굴이다.
그런데 밥먹을 때 보면 항상 얼굴에 미소가 가득하다.
무엇이 그리 좋은지 싱글벙글이다.
일행이 함께 와서 식사를 하는데 계란 프라이 4개를 혼자 다 먹어 치웠다며 식당 주인이 농반 진담반으로 한마디 한다.
4명이 한개씩 먹어야지 그걸 혼자 다 먹었느냐면서 눈을 맞추는 주인 아줌마의 시선이 부담스러운 듯 얼굴을 붉히며 씨익 웃는 총각의 모습이 귀엽다.
이역만리 타향땅에서 돈을 벌어가겠다고 막노동판에 뛰어든 용기가 기특하다.
그런데 이곳에서 일하는 외국인 용병들은 대부분 자기 나라에서 배울만큼 배운 고학력자들이 많다고 한다. 조선족 동포 들도 마찬가지.
우리의 시각으로 보면 역설적이지만 이를테면 우리가 아메리칸 드림을 품고 미국땅을 밟는것처럼 그들 또한 코리안 드림을 이루기 위해 부푼 꿈을 안고 이땅에 와서 노가다일을 하고 있는 것이다.
우즈베키스탄인은 올적마다 고기를 달라고 한단다. 고기를 그렇게 먹고 싶어 하지만 주인 입장은 어디 그런가. 식당 아주머니는 밥한끼 식대가 4000원인데 어떻게 매끼니마다 고기반찬을 해줄수 있느냐면서 안타까워 한다.
오늘은 오전에 비질을 하고 오후에는 측량을 했다.
며칠전에 내린 비 때문에 아직도 공사장은 완전 진흙수렁이다.
측량 뽈대를 잡고 여기 저기 정신없이 뛰어다니다 보니 신발이 발목까지 진흙속에 푹 빠져 버린다.
측량을 마치고 숙소에 들어왔다.
머리가 아프다.
아무래도 점심 먹은게 체했나 보다.
노가다 일을 한지 한달이 다 되어가지만 이렇게 머리가 심하게 아픈적이 없었는데 오늘은 견디기 힘들정도다.
도저히 움직일 기력이 없어서 숙소에 누워 있으니 좀 덜하다.
변대리가 전화를 해서 저녁 식사를 하러 내려오란다.
식사를 하니 두통은 좀 가라앉았다.
하지만 아직도 온몸에 기운이 없다.
친구한테서 전화가 왔다.
난 몸살이 난 것 같다고 하니까 자기도 마음이 아프단다.
벌써 2월도 다 끝나가는 데 아직도 뚜렷하게 손에 잡히는 것이 없으니 마음이 아플만도 하다. 난 몸이 아프고 친구는 마음이 아프고....
컨디션이 안좋아서 그런지 허리도 끊어질 듯 아프다.
이러다 큰 병나는 것은 아닌지 불길하다.
몸이 재산인데... 우리같이 가진 것 없는 사람들은 특히 몸뚱아리가 재산인데...
아파선 안될 이유가 바로 거기에 있다.
가진 것이라곤 몸밖에 없는 사람에게 몸이 아프면 모든 것을 잃는 것이기 때문이다.
아프지 말아야지. 아프면 안돼. 스스로에게 최면을 건다.
*이 기사는 피플코리아의 허락 없이 그 어떠한 경우에도 무단 전재나 무단 사용을 금지합니다. 피플코리아에 실리는 모든 기사의 저작권은 오직 피플코리아에 있습니다.
<피플코리아/김명수기자
www.pkore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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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일 2004년 08월19일 09시2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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