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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가 쓰는 막노동판의 하루] (24) 우울한 하루
2007/01/09 00:00
입력 조회수 : 716
인터뷰 전문기자가 쓰는 막노동판의 하루 (24) 우울한 하루
2004년 02월 20일
누가 인간만사 새옹지마라고 했던가. 맑은 날이 있으면 흐린날도 있듯이 사람도 마찬가지로 기분 좋은 날이 있으면 기분 나쁜 날이 있다.
오늘은 하루종일 기분이 우울했다.
일을 하면서도 머리는 딴 생각에 빠져 지낸 하루였다.
남들이 날 생각하기를 항상 밝고 얼굴에 웃음이 떠나지 않는 미소가 트레이드마크로 통한다. 하지만 나라고 해서 항상 웃는 얼굴은 아니다. 나도 때로는 남들처럼 화를 낼 줄도 알고 남들처럼 잘 먹고 잘살고 싶은 욕심이 들 때도 있다.
나 역시 남들과 똑같은 사람이기 때문이다.
다만 남들보다 조금은 더 밝고 명랑하고 긍정적으로 살려고 노력할 뿐이다.
그러나 아무리 그렇게 살려고 노력한다 할지라도 마음먹은 대로 되지 않을 때도 있다.
오늘이 바로 그런 날이다.
오전에 크게 바쁠 일도 없었지만 다른 날 같으면 무슨 일이라도 찾아서 했을텐데 오늘은 도통 흥이 나질 않았다.
그래서 아침 먹고 줄곧 컨테이너 사무실에 앉아 있었다. 그래도 우울한 기분은 좀처럼 풀리지 않았다.
물론 이유는 있다. 날 우울하게 빠뜨린 이유. 단지 뭐라고 딱 꼬집어 말할 순 없지만 난 안다. 하지만 말을 하지 않을 뿐이다.
내게 날아온 단 한 줄의 메시지. 날 우울하게 만든 바로 그 메시지다.
그러나 잊자. 잊어야 한다. 날 우울하게 만든 메시지도 잊어야 한다.
지난 과거는 과거일 뿐이다. 과거로 인해 가장 중요한 현재를 망칠 수는 없다.
지난 1초전에 있었던 기분 나쁜 일도 잊어야 한다. 그래야 현실에 가장 충실할 수 있다.
그래야 현재에 가장 최선을 다할 수가 있다. 그것이 바로 내가 세상을 살아가는 법이다.
가장 어리석은 사람은 지난 과거를 회상하며 과거의 행복에 빠져드는 사람이다.
과거의 행복에 빠져 현실에 충실하지 못하는 사람이다. 과거의 전성기를 회상하며 현실을 불행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이다.
그런 사람을 나는 가장 경멸한다. 그럴 시간이 있으면 현재에 최선을 다하는 것이 훨씬 더 인생을 값지고 보람있게 사는 것이라 믿기 때문이다.
오늘 같은 날도 그렇다. 난 오늘 하루로 충분하다. 오늘은 오늘로 넘어가고 내일은 내일에 충실할 것이다. 내일은 내일의 뜰 것이기 때문이다.
오후에는 측량을 했다.
여기 저기 정신없이 뛰어다니면서 측량을 하다 보니 하루일과가 끝났다.
일이 끝나고 숙소 책상 등 방배치를 다시했다.
김 총무가 삼공 사무소로 철수를 하는 바람에 그 방으로 박 사장이 들어갔다.
밤에는 박사장이 퇴근을 하기 때문에 잠은 내가 거기서 자기로 했다.
박사장은 무선 인터넷이 되는 컴퓨터를 놔두고 다닌다.
밤에 내가 쓸 수 있도록 배려를 해준 것이다.
그래서 나는 밤잠을 줄여가며 인터넷의 바다에 빠져 지낸다.
내가 좋아하는 글도 마음껏 쓰고 피플코리아 업데이트도 하고...
그러나 컴퓨터를 박사장이 가지고 갈때도 있다.
그런 날은 마루에 있는 컴퓨터를 사용한다. 주인이 있지만 모두 잠든 깊은 밤에 사용을 한다. 내가 가지고 온 노트북 컴퓨터는 인터넷이 안 되기 때문에 글쓰기 워드로만 사용한다.
나도 빨리 무선 인터넷 노트북을 사고 싶지만 아직은 여유가 없다.
오늘은 모두들 나가고 나혼자만 현장 사무실에 덜렁 있다.
밤은 깊어가는데 혼자 사무실 숙소에 있으니 왠지 허전하고 기분이 묘하다.
요즘 철근 값이 폭등 품귀 현상을 빚으면서 철근 도둑이 극성을 부린다는데 이곳 야적장에도 철근이 산더미같이 쌓여있는데 밤에 무슨 일이나 생기지 않을지 걱정이다.
그 무거운 철근을 어떻게 훔쳐갈까.
하지만 도둑들은 중장비를 동원해서 감쪽 같이 실어간다고 한다.
중장비까지 실어간다니 요즘 도둑 들은 속된 말로 간큰 도둑들이다.
간이 크다 못해 아예 배밖으로 튀어나온 것은 아닌지.
내일을 위해서 일찍 자둬야 겠다. 노가다는 몸이 보배인데 몸을 아껴야지. 그러기 위해서는 잠이 보약인데 잠을 푹 자둬야지. 그래봤자. 서너시간 밖에 못자겠지만 어쨌든 잠은 안자더라도 꼼짝않고 누워서 눈을 감고 있으면 그냥 날밤 샌것보다는 훨씬 더 개운하다.
그럼 지금부터 이불 속으로 들어가야지.
그리고 새벽에 일어나 인터넷의 바다에 푹 빠져야지.
동작 실시 이불속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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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플코리아/김명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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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일 2004년 07월27일 05시2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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