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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가 쓰는 막노동판의 하루] (21) 두군데를 오가며 하루종일 도로를 쓸고 또 쓸고
2007/01/01 00:00
입력 조회수 : 741
인터뷰 전문기자가 쓰는 막노동판의 하루 (21) 두군데를 오가며 하루종일 도로를 쓸고 또 쓸고
2004년 02월17일
오늘 내게 무슨 일을 하였냐고 물으신다면 하루종일 길거리에 서서 도로 청소를 하였노라고 말하겠어요.
비를 들고 쉴새없이 오가는 차량들과 숨바꼭질을 하며 쓸고 또 쓸기를 반복하였노라고 말하겠어요.
아침 7시 30분부터 저녁 5시 30분까지 겨울 찬바람 맞으며 허리가 휘도록 비질만 하였노라고 말하겠어요.
오른팔은 마비가 온 듯 감각도 없어진 느낌. 아하 허리가 이렇게 아프면 영영 허리가 고장나서 못쓰는 것은 아닌가 와락 겁이 날 정도로 무리를 하였노라고 말하겠어요.
하지만 이것이 내가 오늘 해야 할 일이었기에 아무리 허리가 끊어질 듯 아프고 팔다리가 마비되는 느낌이라도 웃으며 즐겁게 일했노라고 말하겠어요.
그 큰 트럭(15톤 덤프카)에 터파기로 파올린 흙을 포크레인 바가지로 푹 떠올려서 담아주면 그 흙을 싣고 운반을 하지요.
그러면 트럭이 도로에 진입하는 부분에서 바퀴에 묻은 흙이 도로를 지저분하게 만들지요. 바로 그 도로에 묻은 흙을 청소하는 것이 오늘의 내 임무였답니다.
아무리 쓸고 닦기를 계속해도 뻔질나게 드나들며 도로를 더럽히는 트럭을 당해내기가 여간 쉽지가 않았답니다.
길거리에 서서 공사현장 인부가 안전화에 안전모에 야광 조끼를 입고 비질을 하는 것을 그저 무심코 본적이 있습니다.
그런데 그 모습 그대로 내가 서있습니다.
훤한 대낮이라 야광조끼는 안입었습니다만 자루가 기다란 빗자루를 들고 트럭 바퀴만 노려보면서 쏜살같이 도로로 튀어나가 흙을 청소하는 내 모습을 누가 본다면 가관이겠지요.
하지만 전 이일에 묘한 쾌감을 느꼈습니다.
내가 전혀 해보지 않은 일이라서 약간의 호기심까지 곁들여 나도 이 험한 공사판 노가다를 큰 탈없이 해냈다는 자부심이 들었습니다.
막장 인생이라고 말하는 노가다를 하고 자부심을 느꼈다는 게 좀 이상한 말로 들릴지 모르겠습니다만 거기에는 분명 내 나름대로의 이유가 있답니다.
이 세상에서 가장 열심히 몸을 움직여 구슬같은 땀방울로 옷을 흠뻑 적시며 일한다는 자부심은 그 어떤 노동의 가치보다도 소중하다는 것을 온몸으로 체험하는 기분이 들었거든요.
갈수록 힘든 일을 기피하고 편한 일만 추구하는 요즘 세태 속에서 흐트러지는 마음을 다잡아 보려고 험한 일에 뛰어들어 힘든일을 하고 있다는 묘한 자부심이 나를 기분좋게 만듭니다.
내가 가장 낮은 자리, 가장 낮은 위치에서 막장 인생들과 함께 호흡하고 함께 생활하며 그들 속으로 함께 뛰어 들어가 이토록 열심히 일한다면 이 세상 어떤 일도 해낼 수 있다는 자신감이 날 기분좋게 만들었습니다.
그렇게 번 돈이 비록 몇 푼 안된다 할지라도 어떻게 툭하면 억하는 뭉칫돈과 비교를 할 수가 있겠습니까.
나는 주장합니다. 온갖 비리와 이권놀음에 개입하여 수십억 거액을 게눈 감추듯 챙기는 이 시대의 정치인들에게 이 험한 공사판 노가다 일을 체험해 보라고 말입니다.
그래서 이들이 흘리는 땀의 소중한 가치를 직접 체험해 보라고 말입니다.
그래서 이들이 그토록 힘들게 일해서 벌어들이는 작은 돈의 큰 의미를 체험해 보라고 말입니다. 저녁이 되니까 허기가 지네요. 너무 열심히 일한 당신 많이 먹어라. 식당에 가서 밥한그릇을 게눈 감추듯 먹어치우고 또 한그릇을 달라고 해서 정신없이 먹어댑니다.
누군가가 그러더군요. 당신 도둑놈이 쳐들어오냐. 왠 밥을 그렇게 빨리 먹냐고...
아하 그렇게 보였습니까. 시장이 반찬이라고 밥맛이 왜 이리 꿀맛입니까. 아무튼 오늘은 힘들지만 기분 좋은 날이었습니다.
그런데 허리가 아프고 무릎이 아프고 팔도 아프니 걱정이 됩니다.
혹시 허리 무릎이 고장 나서 영영 못쓰는 것은 아닌지...
잠을 자야겠습니다.
내일 또 노가다와의 힘든 전쟁을 위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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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플코리아/김명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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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일 2004년 07월15일 06시3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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