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버이날에 스승의 날에 그리고 어린이날까지 끼여 있어 어느 집이나 5월엔 지갑이 다른 달 보다 더 얄팍해질 것 같은 생각이 든다.
올핸 주말에 어버이날이 들어있어 나도 몇일 전부터 이번 어버이날은 친정부모님한테 따뜻한 밥 한 그릇이라도 해드려야지 하는 생각을 했었다.
결혼 후 한번도 친정부모님의 어버이날을 챙겨본 적이 없었는데 이번 어버이날은 친정아버지의 생신까지 겹쳐져서 참 좋은 기회라는 생각으로 친정 갈 준비를 했었는데 몇일 전부터 강도가 높아지던 몸살기가 어버이날을 앞두고는 더 내 몸을 힘들게 해서 이번 어버이날도 난 친정에 가지 못했다.
친정엄마 한테는 몸이 아프다는 핑계로 딸네집에 한번 다녀가시라는 말로 어버이날 인사를 대신하고 모시고 있는 시어머님은 저녁을 사드리며 참 묘한 생각이 들었다.
온몸이 사그러들을 것처럼 아파오는 몸살기를 안고 그렇게 어버이날을 보내고 일요일인 어제 시누이들이 어버이날이라고 어머님을 뵈러 왔다.
늘 그렇지만 시누이와 올케사이라는 것이 꼭 법으로 정해놓은 것처럼 집으로 들어서자마자 눈빛이 곱지가 않다.
그런 시누의 눈빛을 보고 있노라면 내가 어머님을 모시면서 꼭 어머님께 대단히 잘못해 드리는 것 같은 죄인이된다.
왜 그런 생각을 들게 하고 또 그런 생각을 하고 살아야 하는지?.. 잘해드리던 못해드리던 어쨌던 어머님을 모시고 있다는 것이 시누의 입장에선 올케한테 고마워 하고 미안해 해야 하지 않을까 싶은 생각이드는데 그런생각은 단지 내 생각뿐인지...
사사건건 불만을 내비치며 시누노릇을 하는 나이어린 시누를 보내놓고 나면 나는 다시 가슴에 통증이 느껴져 밤새 잠을 뒤척인다.
남편은 남편대로 내눈치를 보며 심기가 불편하고... 가족이란 것이 무엇일까?... 아마도 이런 부모님의 문제가 우리집만은 아닌 것 같다.
어느집이나 다 겪는 일이지만 사실 따지고 보면 아무런 문제도 없는것인데 너무 과민반응해서 꼭 상처를 주는 시누들한테 나도 나이가 들어가며 살다보니 반감이 생긴다.
누구든 한번쯤은 물러서서 그사람의 입장을 헤아려주고 역할바꿔 생각하기를 한번만 해준다면 어느 누구에게도 상처주지 않는 삶을 살수가 있을텐데 나이 어린 시누가 철모르고 하는 말과 늘 말도 안 되는 억지를 부리며 힘들게 하는 어머님으로부터 스트레스를 받는 나부터가 맘에 들지 않는 하루였다.
자운영
2004/05/10 10:16
[ 피플코리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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