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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억을 디자인 하다..
2006/07/09 00:00
입력 조회수 : 580
얼마만에 주어진 시간이었는지?...
늘 일과 생활밭에 묻혀 계절이 바뀌는 것도 피부로 스며드는 기온의 변화로서야 느끼고 살아 여유있게 드라이브 한번 하며 시간을 보낸 적이 없는 것 같다.
일요일...
며칠전부터 이번주엔 아이를 데리고 가을맞이를 가자고 했었는데 잊었는지
약속이 있다고 아침부터 외출을 서두르는 남편을 따돌리고 딸아이와 함께 가을마중을
가기위해 나섰다.
출,퇴근이 고작인 운전 때문에 아직 길머리도 어둡고 미흡한 운전실력 이었지만 늘 가보고 싶던 길 플라타너스가 늘어진 가로수 길을 달렸다..
아직은 녹색의 푸른 기운이 더 많이 남아있는 플라타너스 가로수 길을 달리니 느낌만으로도 가을향취가 물씬 묻어나는것 같았다.
처음엔 엄마의 운전실력이 불안하다고 하면서 따라나선 딸애도 음악을 들으면서 가는 것이 좋겠다며 이것 저것 아름다운 선율의 테이프를 틀어놓고 모처럼 즐거운 표정이었다.
코스코스가 한들거리며 피어있고 오후의 태양아래에 햇살 바라기를 하고 서있는 해바라기를 보며 한 시간정도 조치원길을 지나 다시 산성으로 올라오니 벌써 여기 저기에
은빛 갈대들이 가을채비를 서두르고 있는 모습이 눈에 띄였다.
"엄마, 드라이브 하다가 아주 예쁜 카페가 나오면 우리 거기서 밥먹고 갈까?"
하는 딸애의 말을 듣고 좀 예쁜 카페를 찾아나설 요량으로 이곳 저곳을 다녀봤지만
길눈이 어두워서 인지 그렇게 우리눈에 썩 드는 카페가 없어 산성까지 드라이브만 하고 하는수 없이 우린 다시 동네입구로 발길을 돌렸다...
해가 짧아져서 일까?...
집에서 나온지 두,세시간밖에 안된것 같은데...
떨어지는 저녁놀이 홍차빛으로 곱게 물이 들고 있었다.
어둑 어둑 해지는 거리엔 하나둘, 불빛이 켜지고 헤드라이트에서 뿜어지는 불빛을
보니 웬지 불안한 생각이 들었다.
어서 가야겠다....집이 있는 곳으로...
갑자기 밀려오는 어둠을 느끼자 내가 익숙하게 운전을 하고 나를 늘
편안하게 해주는 낯익은 동네로 가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해질녁....
어둠이 몰려오기 시작하는 시간에는 낯선길에 서 있기가 두려웠기 때문이다.
웬지 어두워지기 시작하는 시간에 낯선 길목에 서있게 되면 말할수 없을 만큼
쓸쓸함이 몰려온다는거...
나도 모르게 가슴이 아파진다는 걸 알기 때문이다...
.................................................
조금 많은 시간 운전을 했기 때문인지 밀려오는 피로와 시장끼를 느끼며 그냥
집에가서 김치해서 밥이나 먹고 잤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딸애는
밖에서 엄마랑 둘이 이쁘고 근사한 집에서 저녁밥을 먹고 싶은모양이다.
아이의 오늘 기분을 끝까지 맞추어 주려고 요즘 청주에서 유행하고 있는
라이브카페 레스토랑엘 들어갔다...
언젠가 남편과 함께 가보고 늘 마음에만 두고 있던 곳이었는데 이렇게 딸애와
단둘이 데이트하며 앉아있는 기분도 싫지 않았다...
가을 분위기에 맞는 브라운계열의 시트와 깔끔하고 정갈한 음식이 하루종일 제대로
된 음식을 먹지 못한 딸아이와 나의 식욕을 돋구어주었다..
...................................................
그날...
남편이 옆에 없던날..
딸애와 난 또 다시 한장의 아름다운 추억을 디자인했다...
딸애를 생각하면 참 가슴이 아프다...
형제가 없이 혼자인 아이라 나중에 남편과 내가 모두 세상을 뜨고 나면
혼자서 이 세상을 헤쳐나갈 일이 걱정이 되기 때문이다.
요즘 난 딸애와 남편과 다니며 찍은 필름과 세가족이 함께 다니며 디자인한 추억을 가끔 비디오를 틀어놓고 바라보며 눈시울을 적실때가 많다.
나중에 나중에 훗날...
우리 아이가 자라서 성인이 되고 엄마가 되었을때 우리 아인 엄마 아빠와 함께한
추억의 자취가 너무 많아 혹시 더 많은 그리움과 가슴아픔으로 밤을 지새우지는 않을지...
자운영
2003년 10월 08일
[
피플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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