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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의 적은 여자인가?
2006/05/21 00:00 입력 조회수 : 5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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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친정엄마의 아들편애..

딸셋과 아들이 셋인 친정에서 자랄 때 친정엄마는 유난히도 아들인 오빠를 딸들과
편애해서 키웠다.

무엇을 하든 무엇을 먹든 "아들...우리 큰아들...둘째아들...하며 늘
엄마의 입안에선 아들이 먼저였는데 그 이유인즉 엄마는 딸만 여섯인
집의 장녀로 태어났다.

외할머니가 아들을 낳기 위해 별에별 노력을 해서 겨우 아들 셋을 낳았는데
어찌된 일인지 그 아들셋이 키우는 도중에 아니면 낳다가 제대로 커보지도
못하고 세상을 떠버려 할머니한테는 돌아가시는 날까지 아들에 대한 한이 맺혀
있었다.

어린시절을 그런 환경속에서 자라서 인지 엄마는 버젓한 아들을 셋이나 두고서도
우리 아들 우리 아들 하며 늘 딸들은 뒷전이었다.

그래도 다행이었던것은 그런 엄마와는 대조적으로 늘 젊잖으신 친정아버지는
또 아들보다는 딸들을 좋아하고 워낙에 딸들을 예뻐하셔셔 자라면서 "계집아이"라는
말도 안들어보고 커서인지 아직까지도 엄마에 대한 애정보다는 솔직히 아버지에 대한
애정이 더 남다르게 남아있는 것 같다.

엄마의 그런 아들을 편애하는 마음은 자라면서도 항상 나를 우울하게 만들었고
결혼을 하고도 순간 순간 참 많은 섭섭한 일들을 만들어냈다.

그리고 그런 섭섭한 일은 정말 별것도 아닌 작은일 그러지 않아도 될일을
가지고 늘 그렇게 여린 가슴을 흔들어 놓곤했었다.

예를 들면 같은 물건을 주더라도 아들건 좀 더 좋은 것으로 주고 겨울철에
김장을 하더라도 아들네 줄 김장은 폭이 꽉차고 좋은 것으로 담고 딸들한테
줄 것은 아들네 줄 것을 골라놓고 남은 것을 주곤 했다.

다행히 속이 좋은 여동생들은 엄마의 그런 성격을 무시하고 아무것이나
주는대로 받아가지고 갔지만 난 어떨땐 그런 엄마가 미워서 아무것도 안가지고
돌아서서 내몫으로 싸놓은 보통이를 보는 엄마의 마음을 아프게도 했다.

하루 이틀도 아니고 태어나면서 부터 엄마의 가슴에 멍이 들다 시피한
그런 엄마의 피해의식으로 인해 생겨난 엄마의 성격을  모르는 것도 아니면서
난 늘 엄마가 못마땅해 섭섭한 마음을 말하면서 곧잘 울기도 했었다.

그런데 이젠  나도 엄마처럼 자식을 낳아서 키우고 엄마가 거쳐간 나이를
살아가다 보니 엄마의 마음이 많이 이해가 된다.

"너도 시집가서 자식 낳아봐라..열손가락 깨물어 안 아픈 손가락이 어디 있나? "
하시던 엄마의 말씀....

어린 시절 엄마는 아들을 못 낳는 외할머니 밑에서 딸들만 수북하다고 얼마나
많은 구박을 받고 자랐을까?

오죽하면 엄마가 시집와서 첫 아들을 낳고 또 둘째도 아들을 낳았을 때 외가에서는
경사가 났다면서 엄마는 외할머니를 닮지 않아 천만 다행이라며  외할머니가
이젠 맘놓고 다리 펴고 자겠다고 하셨다고 한다.

나는 늦은 결혼이었지만 딸 하나만 낳아서 키우고 있다.

그런데도 엄마와는 반대로 딸이라서 아들보다 조건이 좋지 못하게 자란 탓인지
난 임신을 했을때 하나를 낳더라도 사실 은근히 딸이길 바랬었다.

그리고 난 엄마처럼 딸을 편애하지 않고 아들보다도 더 이쁘고 똑똑 하게 키우겠다고
다짐을 했었다.

그리고 그 생각은 아이가 중학생인 지금도 변함이 없다.

조금더 욕심을 부리는 말을 한다면 엄마는 엄마가 당하고 컸고 그런 과정을
너무 힘들게 겪었기 때문에 태어난 딸들에겐 정말로 외할머니처럼 그러지 말았어야
옳지 않았나 싶은 생각이다.

2. 시어머니도 딸이 있는데...


시어머니와 며느리...고부간의 관계...

참 이상하다... 시어머니도 아들이 있고 딸이 있는데 왜? 며느리는 딸로 그리고
자식으로 보이지 않는 건지?..

그런데 더 이상한 일은 며느리는 아무리 힘들게 고생을 해도 당연하게 생각하고
시집간 딸은 조금이라도 시집살이를 하는가 싶으면 걱정이 되어 딸의 시어머니를
빚대어 아주 몹쓸 사람인것 처럼 말씀을 하신다.

그리고 같은 말씀을 하셔도 며느리에겐 참 뼈있는 말씀을 아무렇지 않게
잘 하신다는 것이다.

상대가 어떻게 받아들일지 어떤 생각을 할지에 대해선 도무지 관심도
없이 ....

만약 시집간 딸의 시어머님가 딸에게 그렇게 가슴아픈 말을 했다고 하면
시어머니들의 표정은 어떠할지?..

왜 그래야 하는건지?..마치 고부간엔 그래야 한다는 아니, 그래도 된다는 규정이라도
있는것처럼 말이다..

난 아들도 없고 앞으로도 시어머님이라는 말은 못듣고 살겠지만 도무지
이해가 가지 않는다.

적어도 내 생각 대로라면 시어머니와 며느리는 여자와 여자의 관계이기에
아들 한테 보다는 더 자연스럽게 대화를 나눌수도 있고 딸같은 마음에
더 안스러운 생각이 들텐데도 안그러니 말이다.

어떻게 하면 한가지라도 더 일을 시킬까? 하는 생각이고 며느리가 힘들게
일하는 건 당연히 해야 할 일을 하는 것으로 생각하고 딸이나 아들이 힘들게
일을 하면 진실로 마음을 아파한다..

가끔 휴일이면 목욕탕이나 찜질방엘 가는데 여자들이 모인곳이면 늘 안빠지고
나오는 이야기들이 "시댁" 그리고 "친정" 이야기들이다.

나야 별로 할말이 없어 늘 앉아서 듣는 편이지만 왜들..그러고 사는지..
정말 여자의 적은 여자인걸까? 싶은 생각이 든다.

사실 시아버지나 친정아버지는 적어도 며느리나 딸에 대해 그렇게 구박을
한다거나 못마땅한 표현을 겉으로 드러내 놓고 하시진 않으시니 말이다.


3. 같은 여직원이 잘되면 배아파...

그런 여자의 적은 직장에서도 마찬가지로 여자들이다.

늘 같은 직장에서 마주하고 일을 하고 하루를 보내면서 집안 식구들보다도
더 많은 시간을 같이 보내는 사람이 같은 직장의 직원들이지만 같은 동료 여직원이
좋은 일이 있을때 진정으로 축하해주는 사람들은 정말 여자직원들 보다는
남자 직원들이다.

말로는 "얘, 잘됐다! 좋겠다! 하면서 돌아서서 일그러지는 얼굴은
정면으로 바라보지  않아도 충분히 알아질 만큼 뻔한 표정이다.

가끔 그런 모습을  보고 나면 여성이 여성을 경계하는 경향은 자신의 생존을
쥐고 있는 남성이 우월한가? 아닌가?
하는 그런 역사적. 생태적 의존의식에서 비롯된 것이아닐까 싶은 생각 마저든다.

이런 불합리하고 조금은 유치한 의식속에서 깨어나 정말 상대의 입장에서
바라볼수 있다면 적어도 이런일들은 일어나지 않을텐데...

옛날부터 전해 내려오는 고전이나 이야기속을 들여다 보아도 항상 여자의 적은
여자이다.

늘 계모들이 전처 자식을 못살게 하고 이복 자매들간에도 서슴치 않고 못된짓을
꾸미곤 하는일....

자고 일어나면 한가지씩 새로운 것들이 발명되고 세상은 한없이 좋아지고
편안해지는데 왜? 인간관계만은 아직도 구석기시대의 관계들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건지 정말 알 수가 없다.

여자가 오히려  여자를 감싸주고 도와 주워야 하는데 언제나 여자의 적은
여자이니 말이다.

정말로 여자의 적은 여자일까?....

 
자운영
 
2003년 07월15일
[ 피플코리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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