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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님을 보면서
2006/03/01 00:00
입력 조회수 : 734
생전 늙으실거 같지 않던 친정엄마가 올해로 벌써 일흔이 되신다.
한 살차이인 아버지와 비교할 때 엄마는 아직도 오십대후반이나 육십대초반으로
밖에 안보이는데 엄마가 벌써 일흔이라 하니 가슴이 답답하다.
몇 년전만 해도 일흔이 넘으신 어른들을 보면 정말 연세가 많구나..
하는 생각을 했었는데 이제 우리엄마도 아버지도 일흔이 되셨다니 ...
내 나이 먹는것만 알았고 우리 딸 자라는것만 생각했지 부모님은 항상
내 어릴 때 처럼 늘 그 모습으로 나를 걱정해주고 보살펴주는 분으로만 생각 했었는데
얼마전에 우리 집을 다녀가시는 부모님을 보니 이젠 완연한 할머니 할아버지의 모습이다.
시어머님이나 친정 부모님을 뵙고나면 며칠간은 가슴이 짠한것 같다..
남편도 같은 마음일까?
워낙 타고난 성격이 누구에게든 따뜻하게 조근조근 말을 붙이는 성격이
못되어 부모자식간이라고 해도 딱 해야할 말만 하고 말으니
나를 대하는 시어머님이나 친정부모님은 자식이고 며느리라도 다른 자식들에
비해서 많이 어려우신 모양이다
가끔 남편한테 섭섭함을 느끼실때면 시어머님은 남편을 보고
"내가 너를 어떻게 키웠는데" 하는 말씀을 하시며 많이 서운해하신다.
그럴때면 나도 나중에 어머님처럼 딸애한테 섭섭한 마음을 가지고 살게되면 어쩌지?
싶은 생각도 든다.
부모 자식간에 관계...
우리부모님 세대만 해도 자식을 낳아 키우고 공부시키고 출가를
시키는것에 대한 보상심리를 많이 가지셨던것 같다.
공부를 시키고 결혼을 시키는것을 나중에 꼭 부모님을 잘모시고 부모님한테
키워준 댓가를 치러야한다는 의미처럼....
그리고 우리 부모님세대만 해도 자식에 대해 갖는 희망이 가장 큰 낙이고
보람이었던것 같다.
딸 하나만 덜렁 낳아 키우고 있는 내게 "아들 하나 더 낳아야지?..아들은 꼭 있어야 해..." 하시던
주위 어른들의 말씀이 요즘에와선 무슨의미인지 알아질것 같다.
딸가진 부모가 죄인이라고 친정엄마는 딸네 집에 오셔도 손님처럼
지내시고 아들네 집인 시어머님은 당연히 내집이란 생각으로 지내시니 말이다.
그런 부모님들의 마음을 헤아리기에 며칠씩 시어머님이 계시다 가시던가
친정에가서 부모님을 뵙고 돌아설때면 난 아직도 갓 결혼했을때 처럼
가슴이 허전하고 마음이 불편하다.
마음으론 늘 살아계실 때에 따뜻한 밥 한 그릇이라도 더 해드려서
나중에 돌아가시고 나면 울면서 후회하는 일은 하지 말아야지 하는 마음으로
살지만 사는건 수학공식처럼 정답이 없어 마음대로 되지가 않는다.
사람에 마음은 참 간사한가보다.
나이를 먹어감에 따라 마음도 넓어져야 할텐데 나이테가 늘어나는것에 비례해서
마음은 점점 난쟁이처럼 작아지니 말이다.
그래서 일까?
부모님도 예전같지 않으시다.
그냥 아무뜻없이 한 말인데도 쉽게 노여워 하시고 조금만 섭섭해도
많이 섭섭하신 표정이니...
문득 우리네 인생과 비숫한 나무들을 생각해본다.
봄에 싹을 틔워 여름에 꽃을 피우다 가을이면 아름다운 물감을 풀어
옷을 입히고 그리고 겨울이되면 미련없이 낙엽의 모습으로 보내버리고도
한 겨울을 꿋꿋하게 잘 견뎌내는 나무들...
가끔씩 윙윙 거리며 부는 바람소리가 나무들의 울음소리가 아닌지는 모르지만...
사람도 나무들처럼 한해 한해 나이테가 굵어질수록 모든것에 좀더 관대해지고
포용력이 늘어나 마음씀씀이도 넓어졌으면 좋겠다.
그리고 나무들처럼 부모님들도 한해겨울을 지나고 새봄이 오면 새싹을
틔우듯 더 건강하고 더 젊어지셨으면 하는 생각을 한다.
자운영
2003년 04월23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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