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말이야. 난 말이란 말이야. 난 말이라구. 여러분들, 그래도 내말 못알아 듣겠어요? "나는 경주말 이라구요"
말은 천성이 서있어야 하는 운명을 타고 났다우. 참 지질이 복도 없는 말이라우. 그런데 말 이유. 경주말이 달리다가 다리가 부러졌을 때 얼마나 고달픈 줄 아시우? 미친다우. 미쳐. 암 미치구 말구. 아무리 아파도 서있어야 하니까 말이우. 그래서 우리 말끼리 하는 말이 있다우. 그럴땐 차라리 빨리 죽어야 한다구 말입니다. 우리 다리가 똑 부러저서 세발들고 서있으려면 그것보다 더 큰 고문은 없다우. 그러니 차라리 빨 리 죽어야 낫다는 뜻이라우. 이보시오 사람들, 말들이 하는 말 무슨 말인지 알아듣겠소? 아 픈 다리 놔두고 세발로 서있여야 하는 고통, 안당해 보면 모른다우. 그리고 말들은 서서 자는 습성이 있지라우. 그러나 다 그렇지는 않습니다. 벌렁 바닥에 누워 서 자는 말도 많다우. 그거야 개성따라 틀리지라우. 사람도 다 자기 개성대로 살아가듯 말이 우. 그리고 말들이 경주하고 나서 피곤하면 잠잘때 코를 드르렁 드르렁 골기도 하지라우. 어떤 녀석들은 얼마나 심하게 코를 고는지 과천벌이 쩌렁 쩌렁 울릴 지경이라우. 하루 잠자는 시간이 고작 두세시간 될까말까 할정도로 말들은 잠이 없다우. 그나마 늘어지 게 자는 긴잠이 아니라 짤막 짤막 토막잠을 잔다우. 인간같으면 하루 두세시간 밖에 안자고 살수 있겠소? 그러면 잠못잤다고 부루스 난리들을 칠텐데 말이요. 난 말이우. 난 신경이 예민한 말이라서 옆에 있는 친구말들이 심하게 코를 골면 그나마 통 잠을 못잔다우. 그런데 어쩌겠수. 할수 없는 일이지. 그리고 인간들에게 부탁하나 하겠소. 제발 우리 말들에게 함부로 대하지 마시오. 말이 얼마 나 많은 돈을 벌어주는지 알기나 하시오? 일년에 자그마치 4조나 벌어들이고 있지요. 그리 고 참 말들 한번 교배 하는데 얼마나 큰 돈이 들어가는 줄 아시오? 이웃 나라 일본에서는 혈통 좋은 숫말과 거시기 한번 하는데 자그마치 3억엔 이나 들어간다 우. 우리돈으로 30억이니 어마어마한 금액이죠. 딱한번 교배하는데 30억이면 장난이 아니지 요. 그 큰돈 들이고 나서 새끼 안들면 어쩌나? 주인마님 본전생각 날텐데… 거시기 한번 하는데 무려 30억원이나 들어가면 도대체 혈통좋은 말 한마리 가격은 얼마나 비싼지 말안해도 머리 잘 돌아가는 인간들이니 짐작하시리라 믿습니다. 외국에선 명마 한마리에 몇백억짜리도 있다우. 물론 종빈마 말이요. 종빈마가 뭔지는 아시겠 지요. 씨숫말을 그렇게 부른다오. 씨숫말은 알아듣겠지요. 그것도 모른다면 정말 경마팬 될 자격이 없으니 더이상 상대하지 않겠소이다. 아시겠오이까? 그런데 참 웃기고 똥싸 자빠지는 것이 있는데 이건 너무 하는 거 아니오? 그게 뭐냐고? 아 무리 비싼 말도 왜 다리가 부러져서 폐마되면 똥값이 된단 말이요? 일년에 수억원씩 벌어들이는 명마라도 일단 다리라도 부러져 경주마로서의 생명이 다하면 왜 보험금 하나 없이 그냥 똥값으로 처리하느냔 말입니다. 명마가 하루아침에 똥값이 된다는 게 어디 말이나 됩니까? 그리고 왜 우리 말들은 생명보험 도 안들어 줍니까? 외국에서는 경주마들이 모두 생명보험에 들어있는데 말입니다. 왜 한국에 있는 경주마들은 생명보험을 안들어 주는지 그것도 이해할수가 없습니다. 말 숫 자가 절대적으로 부족해서 그렇다는 것도 이해가 안됩니다. 그럼 우리 말들은 뭡니까? 말들은 뭐냐구요? 죽어라고 여러분들을 위해서 달리다가 죽으면 그순간 바로 폐기처분 되는 우리는 뭐냐구요? 어디 양심있는 사람있으면 나와서 속시원히 말좀 해보시라요?
김명수
수정일 2003년 01월1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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