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릭 인터뷰] (71) 조교사협회 사무국장 하종수
조교사협회 하종수(42) 사무국장은 마사회 직원을 그만둘 때만 해도 사업을 해볼 셈이었다. 그러나 사업대신 조교사 협회 사무국 원년멤버로 들어와 벌써 7년째 일하고 있다.
하지만 따지고 보면 그는 사업보다도 지금 하고있는 업무가 그의 전공을 제대로 살린 것이 아닌가 싶다. 건국대학에서 축산을 전공했기 때문이다.
기자와 주고받는 말속에서 고향 사투리가 뚝뚝 묻어나는 부산 동래태생. 부산에서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대학은 서울로 유학을 왔다.
87년 대학을 졸업하자마자 들어간 첫 직장이 바로 마사회.
기획실로 발령 받아 국제협력담당 업무를 했다. 2년후 마주제 개발실을 거쳐 인사과로 갔다. 입사이후 줄곧 관리파트만 돌면서 업무 노하우를 쌓아나갔다.
국제협력부서에 있을 때 외국의 경마제도, 규정등을 접할 기회가 많아서 경마전체를 보는 안목이 길러졌다.
마주제 개발실 근무는 마주제 전환을 앞두고 태스크포스팀으로 뽑혔다. 당시 그는 입사한지 얼마 안된 새내기 사원으로 개인마주제로 바뀌는 과정에서 태스크포스팀에 참가하여 실무역할을 맡는 행운을 얻은 것이다.
거기서 그는 외국경마제도와 비교해서 우리나라 개인마주제에 대해 적합한 기초모델을 작성하는데 관여했다.
다시 인사과로 갔다가 비상계획실로 부서를 옮겨 일하던중 사업을 하기로 마음먹고 사표를 낸다. 마사회에 들어간지 꼭 6년만이었다. 그러나 그에게 사업가의 꿈은 이루어지지 않았다.
그가 사표를 낸 뒤 고향 부산에서 사업을 하려고 준비를 하던 바로 그 시점에 단일마주제에서 개인마주제로 전환하면서 조기협회(조교사협회 전신)가 발족했다.
그 무렵 공교롭게도 전에 마사회에서 같이 근무하던 직원으로부터 갓 출범한 조기협회 사무국에서 일해 달라는 권유를 받았다.
‘예정대로 사업을 할 것인가, 아니면 조기협회 사무국에서 일해달라는 제의를 받아들일 것인가’를 놓고 고민 끝에 하고 싶은 사업은 시작도 못해보고 후자를 택했다.
마사회를 그만둔 지 몇 달만에 그런 사연을 안고 그는 조기협회 사무국에서 일하게 되었다. 그때가 93년 8월1일.
그가 조기협회 사무국에 들어 왔을 때는 설립 초창기라 무에서 유를 창조하듯 그는 모든 일을 차근차근 만들어 나갔다.
마사회에서 관리하던 행정업무를 이관하는 기간은 마사회와 조기협회 사무국 직원이 합동 근무를 했다.
12명으로 출발한 사무국 직원. 그러나 점점 기능이 확대되면서 한때 23명까지 늘어나기도 했다. 그동안 기수협회와 분리되면서 이름도 조기협회에서 조교사협회로 바뀌었다. 그러나 IMF이후 상금삭감 여파로 지금은 사무국 인원이 12명으로 처음보다 오히려 한명이 더 줄었다.
2년전에 신규직원을 두 명 뽑았지만 그것도 증원이 아니라 구조조정 이후 최소인원에서 빠져나간 인력의 공백을 메운 것에 불과하다.
조교사협회 사무국 업무는 다른 직장과 달라도 많이 다르다. 임무 자체는 사무직이지만 실제로 하는 일은 대부분 현장업무다. 상대하는 사람들 모두 현장조직에 있기 때문이다. 돌발적인 일이 많은데다가 언제 무슨 일이 발생할지 몰라 늘 긴장을 해야 한다.
동갑내기 아내와 슬하에 1남1녀가 있다. 군복무 마치고 대학 4학년 복학하기 전에 큰 아이가 태어났다. 그때 고생이 많았다. 가정도 꾸려야 되고 학교도 다녀야 하는 학생가장.
“군복무 마치고 4학년에 복학해서 졸업하기까지의 1년 6개월은 제 인생에서 가장 열심히 살았던 시절이었습니다”
취업을 하기 위해 공부도 열심히 했고 가장이기 때문에 아이 우유값이라도 벌기 위해 여기저기 아르바이트도 가리지 않고 했다.
“지금도 힘들거나 잘 안 풀리는 일이 생기면 큰아이가 태어나던 그때를 생각하며 어려움을 이겨냅니다”
마사회 직원출신 조교사협회 사무국장. 마사회 근무할 때와 비교해서 지금은 경마를 보는 눈이 어떻게 달라졌을까 궁금해서 물어보았다.
“마사회 시절엔 관리행정 쪽으로만 있다 보니까 경마를 보던 시선이 아무래도 편협 될 수밖에 없었는데 지금은 경마가 만들어지는 현장에서 일을 하다 보니까 현장인식의 중요성을 알게 되었습니다”
조교사가 되려면 경마에 종사한 경력으로 적어도 마필관리 현장에서 25년 정도는 돼야 올라갈 수 있는 최고의 전문직이라면서 그는 마사회가 현장쪽에 더 많은 관심을 기울여 주기를 바란다.
“아무리 조교사가 프로직업이라고는 하지만 25년 이상을 경마발전에 기여한 공로를 생각할 때 그에 마땅한 처우를 받지 못하는 것 같아 안타깝습니다”
그 나이에 적합한 기본생계에도 미치지 못하는 처우를 받는 조교사가 있다면 그건 확실히 문제가 있다고 그는 힘주어 말한다.
상금규모가 적은 상태에서 지나치게 경쟁성 상금 위주로 가기 때문에 생기는 현실이라고 본다.
해마다 상금협상을 하기는 하는데 조교사와 마사회간에 시각차도 있고 정부지침 같은 제약요인도 있다보니 원만하게 풀리지가 않는다고 한다.
등산과 여행이 취미. 산을 자주 다녔고 지금도 자주 다니고 있고 앞으로도 자주 다닐 계획이란다.
“아이들이 자립할 수 있는 나이가 되면 부부여행을 많이 다니고 싶습니다. 그리고 여건이 허락하면 글을 써보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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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플코리아/ 김명수기자 www.peoplekorea.co.kr>
2001/09/10 09:4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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