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릭 인터뷰] (30) 17년 경마팬 황상규
2004/07/04 00:00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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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릭 인터뷰] (30) 17년 경마팬 황상규
 
뭐든지 한가지 일에 전념하면 나름대로 전문가가 된다. 84년 경마를 알게 되었다는 경마팬 황상규(46). 자그마치 경마경력 17년을 자랑한다. 결코 짧지 않은 세월이다. 그의 경마이야기를 들어보자.  

▲     © 피플코리아
경마에 대한 인식을 바꾼다는 것이 얼마나 힘든지 실감했습니다. 경마를 접한지 17년째가 되었지만 불과 몇달 전까지만 해도 경마는 승부조작이 분명히 있을꺼라는 의심을 해왔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아닙니다. 경마에서 승부조작은 거의 불가능하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경마는 도박이 아니라 확률게임이라고 생각합니다. 아름다운 레저스포츠라고 생각합니다.

제가 경마에 대한 인식을 바꾼 것은 아주 우연이었습니다. 경마가 벌어지는 어느날 경마담당기자를 따라 다니며 경마진행 요원들이 일하는 현장을 두눈으로 직접 보고 나서 그동안 갖고 있던 그릇된 편견을 버릴수가 있었습니다. 그것은 참으로 행운이었습니다.

저는 경마를 즐깁니다. 일확천금을 노리고 하는 것이 아니라 즐기고 있습니다. 다시 말해서 따면 좋고 잃으면 그만이라는 식으로 가볍게 경마를 합니다. 뚝섬경마장 시절에 처음으로 베팅을 했습니다. 3년간 경마장을 들락 거렸습니다. 그러나 적중은 쉽지 않았습니다. 한번 맞으면 몇번 빗나갔습니다. 그때 경마야말로 확실히 승부조작이라고 판단했습니다. 그렇지 않다면 어떻게 잘뛰던 말이 갑자기 못뛸수가 있나 싶었습니다. 그다음부터는 경마베팅을 하고 싶지 않았습니다. 베팅을 하면 할수록 주머니만 털려 손해본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입니다. 그러다 최근에서야 생각이 달라졌습니다.

건전경마 켐페인의 필요성을 절감합니다. 지난 17년동안 경마를 즐기면서도 경마에 대한 베팅만 알았지 경마문화를 몰랐습니다. 경마에 대한 적중률에만 신경썼지 경마공원 사람들에 대해서는 알지 못했습니다. 알고 싶어도 알길이 없었습니다. 소위 경마에 대해서는 누구보다도 많이 알고 있다고 자부하는 저도 이런데 일반인들이야 더욱 그렇겠지요.

이제 경마가 승부조작이 아니라는 것을 확실히 알았습니다. 2000년 11월 경마가 있던 어느날 우연히 경마장 구석 구석을 견학할수 있는 기회가 있었습니다. 방송실에서 경마 아나운서가 레이스현장을 중계하는 모습도 직접 보았습니다. 저승사자 보다도 더 무섭다는 심판판정실에도 들어가 보았습니다. 경마가 도박이 아니라는 생각을 그날 이후로 하게 되었습니다.

저는 어려서부터 유난히 동물을 좋아했지요. 어려서 꿈이 동물농장일 정도로 애완동물을 좋아했습니다. 그런데 막상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나니 현실이 따라주지 못했지요. 농장을 하려면 땅이 있어야 하는데 그렇지 못했습니다. 한동안 방황했지요. 미국으로 이민을 갈까 하다가 뒤늦게 마음을 다잡고 책을 잡았습니다. 그리고 대학에 들어갔습니다. 역시 농대. 동물농장에 대한 꿈을 그때까지도 버리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대학을 졸업하고 나서도 역시 형편이 따라주지 못했습니다. 취직을 했지요. 굴지의 제약회사 세일즈맨. 고향인 청주를 떠나 서울로 왔습니다. 제성격과 딱 들어맞는 직업이었습니다. 하루 종일 돌아다니면서 영업을 했습니다. 그때 경마를 처음 접했지요. 동물을 좋아하다 보니 말을 좋아했습니다. 그러다 우연히 말많은 동네 경마장을 찾게 되었습니다. 회사를 나와 영업을 하다가 시간이 남으면 경마장에 갔습니다. 그렇게 경마와의 인연을 맺게 되었습니다.

경마는 참으로 무서운 녀석이었습니다. 한번 재미를 붙이니까 경마로부터 좀처럼 빠져 나올수가 없었습니다. 돈을 따보겠다는 욕심이 앞선적도 있습니다. 그러나 베팅을 하면 번번히 빗나갔습니다. 혹시나 하던 기대는 역시나로 끝났습니다.

한번 뭔가 시작하면 뿌리를 뽑아야 직성이 풀리는 성격. 그런 성격탓에 남들이 안하는 것을 많이 접했습니다. 고등학교때는 격투기를 배웠지요. 심지어 학교 수업이 끝나면 야산에 올라가 표창 던지기에 푹 빠진 적도 있습니다. 지금은 그실력 다 사라져 버렸지만 한때 표창을 던지면 백발백중이었습니다. 무술영화를 보면 그대로 따라 했습니다. 이소룡의 발차기는 저의 교과서가 되었습니다.

모험심이 강한 저는 늘 친구들을 몰고 다녔습니다. 한편으로는 터프하면서도 다른 한편으로는 인정많고 순수한 성격을 가진 저의 주변에는 항상 친구들이 몰려 들었습니다.

'경마야, 너 잘만났다. 네가 이기나 내가 이기나 끝까지 겨뤄보자' 라는 오기로 한때 경마와의 전쟁을 벌였습니다. 그러나 결국 제가 손을 들었습니다. 한번 적중하면 물러설줄 모르고 더큰 돈을 따려고 덤벼들었다가 번번히 빗나갔기 때문입니다. 경마는 도박이라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경마는 틀림없는 승부 조작이라고 의심했습니다.

그뒤로는 경마에 대한 관심이 멀어졌습니다. 한번 식어버린 경마에 대한 열기는 오래 갔습니다. 단돈 몇만원도 아깝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청주로 내려가서 살면서 한달에 한번 정도 올라와 소액 베팅을 하는 정도로 절제했습니다. 그런데 어느날 우연히 경마공원 사람들이라는 사이트를 접하게 되었습니다. 그 사이트가 경마에 대한 저의 그릇된 편견을 바꾸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경마공원 사람들.

베팅과 적중률에만 집중하는 기존의 사이트와는 분명 달랐습니다. 분명 경마공원 사람들은 경마를 경마장이라는 울타리 안에서 울타리 밖 세상으로 끌어냈습니다. 경마를 모르는 일반인들에게까지 경마에 대한 올바른 인식을 심어 주는 사이트였습니다. 경마에 대해서 부정적이었던 저도 이사이트를 접하고 나서 경마는 아름답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저는 지금 한달에 한번 정도는 과천경마공원에 와서 경마를 즐기고 있습니다. 돈따러 가는 것이 아니라 돈쓰러 갑니다. 2∼3만원 소액베팅으로 스트레스 풀면서 주말을 보낸다면 이보다 더 멋진 레저가 어디 또 있을까요. 경마공원에 놀러간다고 친구와 가족들에게 분명히 말할정도로 즐깁니다.

저는 청주에서 빌딩 관리업을 하는 충실한 직장인이기도 합니다. 앞으로 몇년이 걸릴지 모르지만 언젠가는 이루지 못한 애견농장꿈도 꼭 이루고싶습니다.

매 주마다 올라오는 경마공원 사람들을 읽어보면서 경마장은 과연 이런 곳이구나 하는 것을 알게 될 뿐만 아니라 많은 것을 배웁니다. 건전경마에 대한 캠페인이 얼마나 중요한지 알게 해주는 사이트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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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플코리아/김명수기자 www.peoplekorea.co.kr>

2001/01/05 11:19: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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