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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가 쓰는 막노동판의 하루] (40) 이웃사촌
2007/04/04 00:00
입력
<br><br> <br>[인터뷰 전문기자가 쓰는 막노동판의 하루] (40) 배수로 눈청소 <br> <br><BR><br> <br>2004년 03월 07일 <br> <br><BR><br> <br>어제 서울에 오면서 만나고 싶은 0순위 친구 사무실에 들렀다. 언제봐도 마음의 문을 활짝 열어 제쳐 놓고 정월 초하루처럼 반갑게 맞아주는 친구다. <br> <br><BR><br> <br>임 선배도 내가 온다는 친구의 말에 선약을 취소하고 무려 두시간이나 기다렸다고 한다. 참으로 고마운 사람들이다. 선배와 친구가 식당으로 안내하여 고생했다면서 오겹살을 사준다. 돼지고기 삼겹살에 2겹을 더하여 오겹살이란다. <br> <br><BR><br> <br>날 볼 때마다 정월 초하루처럼 항상 웃으면서 대하는 마음이 넉넉하고 정이 많은 친구. 이렇다 할 수입이 없어 하루하루가 힘들고 어려운 처지임에도 불구하고 믿고 의지하는 친구를 위해 선뜻 5겹살 파티를 열어준 것이다. <br> <br><BR><br> <br>공사 현장 배수로 눈청소를 하고 나서 길이 막히기 전에 서둘러 서울에 오느라 저녁 식사를 안해 배가 출출하던 차에 먹는 오겹살 고기가 입에 쩍쩍 달라붙는다. <br> <br><BR><br> <br>손바닥에 상추를 펴서 그 위에 돼지고기 오겹살을 올려놓고 다시 그 위에 얹어 놓은 마늘과 파무침을 곁들여 한입 가득 집어넣기가 무섭게 다시 상추를 집어 든다. <br> <br><BR><br> <br>오겹살 3인분 중 2인분을 혼자서 거뜬하게 먹어 치운다. 전에 답지 않게 게걸스럽게 먹어대는 나를 신기한 듯 바라보는 친구와 눈이 마주친다. <br> <br><BR><br> <br>전후좌우를 둘러보니 식당안에 테이블이 손님들로 꽉찼다. 식당에 손님이 많은 것은 뭔가 분명한 이유가 있다. 아무리 경기가 불황이라해도 고기 맛이 좋으니 한번 와본 사람은 다시 이 식당을 찾을 것이다. 식당은 뭐니 뭐니 해도 음식 맛이 좋아야 손님이 몰린다는 사실을 진하게 체험한다. <br> <br><BR><br> <br>똑같은 장소에 똑같은 식당이 몰려 있는 음식타운이라 해도 장사가 잘 되는 식당이 있고 안 되는 식당이 있는 이유를 알만 하다. 자리가 없을 정도로 손님이 꽉꽉 차는 식당이 있는가 하면 손님이 없어 파리를 날리는 식당도 있는 법이다. <br> <br><BR><br> <br>늦은 저녁 교대역 근처 식당에서 푸짐하게 5겹살 식사를 마치고 나서도 헤어지기 아쉬워 의리로 뭉친 선배와 친구는 내가 사는 집 근처 쌍문동 호프집까지 먼 길을 왔다. 소주에서 호프로 주종이 바뀌었다. <br> <br><BR><br> <br>서울에만 오면 집에 늦게 들어가곤 하여 집사람한테 항상 미안한 마음이 떠나질 않았다. 그래서 오늘만큼은 일찍 집에 들어가려고 했지만 11시가 넘어서야 집에 들어왔다. <br> <br><BR><br> <br>모처럼 푹 잤다. 집에만 오면 긴장이 풀려서 그런지 잠이 잘 온다. <br> <br>아침, 점심... 노가다 판에서 일하는 막장 인생을 살면서 식사는 꼬박 꼬박 챙겨 먹는 습관이 생겼다. 오후 4시 약속이 있어 집을 나왔다가 8시가 다 돼서야 집에 들어왔다. <br> <br><BR><br> <br>전에 만난 적이 있는 가톨릭교우 부부가 집으로 방문을 왔다. 알고 보니 바로 옆집에 사는 이웃사촌이다. 이웃사촌을 만난 기념으로 맥주를 사와 마셨다. 철공소를 14년째 운영해오고 있단다. <br> <br><BR><br> <br>IMF를 전후하여 한때 부도를 맞아 휘청거리기도 했지만 철저한 신용을 바탕으로 거래를 해온 덕분에 큰 어려움은 없다고 한다. 회사가 아무리 어려워도 종업원들의 월급만큼은 한번도 밀리지 않고 제 날짜에 꼬박 꼬박 지불을 했다니 요즘같은 불황에 이런 기업인도 흔치 않을 것이다. <br> <br><BR><br> <br>자신은 비록 십수 년 째 철공소를 운영하고 있지만 누가 사업을 하겠다고 하면 도시락을 싸들고 말리고 싶다며 웃는다. 그동안 우여곡절도 많았지만 다행이 로비보다는 품질과 신용으로 승부를 걸어온 것이 기업을 지켜온 원동력이 되었다고 한다. <br> <br><BR><br> <br>대기업도 펑펑 쓰러지는 불황에 작은 영세업체로써 10년 넘게 장수할 수 있는 이유를 알 것 같다. <br> <br><BR><br> <br>*이 기사는 피플코리아의 허락 없이 그 어떠한 경우에도 무단 전재나 무단 사용을 금지합니다. 피플코리아에 실리는 모든 기사의 저작권은 오직 피플코리아에 있습니다. <br> <br><BR><br> <br><피플코리아/김명수기자 <A href="http://www.pkorea.co.kr"><FONT color=#2a17ff>www.pkorea.co.kr</FONT></A>> <br> <br><BR><br> <br>수정일 2004년 10월04일 12시41분 <br> <br><BR><br> <br><A href="http://www.pkorea.co.kr"><FONT color=#1414ff>피플코리아 홈으로 바로가기 </FONT></A><br> <br> <br><FONT color=#1414ff></FONT><br> <br> <br> <b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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