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릭이사람] (303) 전국을 누비는 양심맨 탤런트 최재원‘양심맨 탤런트’ 하면 ‘아하 그 사람!’ 하고 3초안에 떠오르는 인물. 우리나라에서 아직도 최재원(35)을 모르는 사람이 있을까?

무수한 드라마에서 개성 강한 조역으로 호평을 받아온 그는 요즘 방송가를 누비며 ‘물 찬 제비’처럼 잘나가고 있다.
온 가족이 둘러앉는 일요일 저녁 방영되는 KBS 2TV 좋은나라 운동본부 ‘최재원의 양심추적’ 코너를 5년째 맡아 진행하면서 인기, 이미지 업(UP)에 전 국민의 양심지수를 끌어올리는 ‘트리플 상승 효과’를 톡톡히 누리고 있다.
불끈 쥔 주먹을 치켜 올리면서 ‘이 땅에 비양심이 사라지는 그날까지 양심추적은 계속된다.’는 멘트로 마무리 되는 이 프로가 인기를 끌면서 그의 이름 앞에는 언제부턴가 양심맨이라는 꼬리표가 그림자처럼 따라다니고 있다.
자타가 공인하는 ‘양심맨 탤런트’의 실제 생활은 어떤지 궁금하여 그가 잠깐 자리를 비운 사이 15년째 그와 알고 지낸다는 매니저에게 슬쩍 물어보았다.
“재원이 형은 10년 동안 주일미사를 빠진 적이 없는 천주교신자로 개인생활도 똑소리 나는 '바른 생활 사나이' 그 자체입니다. 아무리 바쁜 야외 촬영 중에도 근처 성당에 찾아가 미사를 볼 정도로 신앙심이 독실해요.”
술은 전혀 안하고 피우던 담배도 홍보대사를 맡으면서 완전히 끊었다는 그는 시각 장애인들에게 성경을 읽어주는 등 봉사활동도 꾸준히 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그를 이 시대의 사랑받는 전국구 스타로 만들어준 것은 바로 최재원의 양심추적 코너. 그런만큼 그가 이 프로에 갖는 애착심 또한 대단하다.
그는 그동안 고액체납자들의 비양심을 추적하는 서울시청 '38기동세금팀'과 함께 행동하며 지방세 징수 전담반들의 어렵고도 힘든 임무 수행 과정을 여과 없이 보여주었고 인천공항 입국장내의 비양심적인 여행객을 고발하고 묵묵히 일하는 세관원의 애환과 보람을 소개해왔다.
“‘양심추적’을 진행하면서 긴급 출동 나가는 경찰 패트롤카를 밥 먹듯 타봤죠. 전국 안 가본 곳이 없을 정도로 구석구석을 쑤시고 다녔어요.”

전 국민의 선행 운동 확산에 솔선수범한 공로를 인정받아 지난 5월 선행칭찬운동본부에서 주관하는 ‘선행칭찬 연예인’ 1호 탤런트로 선정되는 등 상복도 터졌다.
또한 2003년 4월에는 관세청 직원 중에서 선정하는 ‘이달의 관세인’에 건전한 해외여행 풍토 조성에 기여한 명예세관원 최씨가 뽑혀 시상을 받는 영광도 안았다.
“양심추적 방영이후 인천공항에 개인면세한도를 준수하는 여행객이 늘고 입국장내 여행자 소란행위도 줄었다고 해요. 잃어버린 양심을 회복하는 운동이 빠르게 확산되어 너무 기쁘고 기분이 좋습니다.”
그는 음주 단속으로 꼬박 밤을 새우고, 쓰레기 불법 투기 단속으로 쓰레기봉투를 뒤지면서 때로는 협박과 욕설을 듣는 등 힘든 일도 많았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그에게 아낌없는 용기와 힘을 실어줬다.
“전국 어디를 가더라도 저를 알아보고 좋은 일을 한다면서 격려를 해주시는 분들이 많아요. 그런 분들을 만나면 저도 모르게 힘이 나지요.”
그는 자신이 진행하는 프로에서 비양심으로 몰리는 사람들이 모두 나쁜 사람은 아니라는 사실을 분명히 밝힌다. 어느 부분에서는 그들이 더 좋은 일을 많이 할 수도 있는데 일방적으로 비양심으로 매도되는 것 같아 개인적으로 안타까울 때가 많다고 조심스럽게 속내를 털어놓는다.
“방송에 나온 사람 중에는 생각을 달리 하다가 잠깐 비양심으로 비쳐졌을 뿐이지 절대로 다 그런 사람은 아니라는 것을 꼭 밝혀두고 싶습니다. 우리도 자칫 방심하다가는 어느 순간 자신도 모르게 비양심으로 몰릴 수도 있거든요.”

양심맨으로 통하는 그 역시 밴을 몰고 서울 청계고가를 달리다가 단속에 걸린 적이 있다. 고가에서는 밴을 탈 수 없다는 규정을 몰라 자신도 모르게 저지른 실수였다.
단번에 그의 얼굴을 알아본 경찰이 다가와 빙그레 웃으면서 지나가는 말로 “양심맨이 위반하면 되나요?"라고 조크를 던지는 것이었다.
순간 그는 양심추적 프로를 보는 사람이 그만큼 많다는 사실에 흐뭇하면서도 한편으로는 기분이 묘했다. 보통 사람보다 더 양심을 잘 지켜야겠다는 책임감을 동시에 느꼈던 것이다.
그는 순천에서 2남 2녀 중 셋째로 태어나 순천고, 서울예술대학 영화학과를 졸업하고 95년 슈퍼탤런트 1기로 연예게에 첫 발을 들여 놓았다.
그동안 SBS 'LA 아리랑', ‘수호천사’ ‘얼음꽃’ KBS '태양은 가득히' 등 다수의 드라마에 출연하여 개성있는 연기로 안방 팬들의 사랑을 꾸준히 받아왔고 영화 ‘오버더 레인보우’에도 출연했다.
올해로 연기생활 10년째를 맞은 그는 요즘 그 어느 때보다도 가장 전성기를 맞고 있다. 드라마 촬영하랴, 방송 진행하랴 몸이 두개라도 모자랄 판이다.
일주일에 사흘을 양심추적 촬영 스케줄에 매달리고 있고 드라마에서도 KBS 1TV 대하사극 ‘불멸의 이순신’에 캐스팅되어 촬영이 한창 진행 중이다. 9월4일 첫 방송되는 이 사극에서 그는 한음 이덕형 역을 맡았다.
“‘이순신’에서 제가 역을 맡은 한음은 조선조 궁궐 안에서 충신으로 바른 말을 가장 많이 한 세 분 중에 한 명이라고 해요. 제가 출연하는 작품이라서가 아니라 기대하셔도 좋을 것입니다.”
인터뷰를 하기 위해 평화방송 녹화 현장에서 기자와 만난 날 그는 여러 군데의 방송 스케줄을 맞추느라 정신없이 바쁜 모습이었다.

무더운 날씨에 쉴 틈 없이 강행군을 하다 보면 짜증이 날 법도 한데 그는 미리 잡힌 방송 녹화가 예정시간보다 지연되는 바람에 약속 장소에 20분 정도 늦을 것 같다면서 몇 차례나 전화를 걸어 양해를 구할 정도로 겸손했다.
현장에 도착하여 차에서 내리자마자 땀을 뻘뻘 흘리면서 헐레벌떡 뛰어 들어와 던진 첫마디가 약속시간에 늦어 죄송하다면서 미안한 마음에 어쩔 줄 몰라 하는 그를 보고 ‘이사람 참 착한 사람이구나!’ 싶었다.
그는 매일 저녁 7시 55분부터 25분 동안 방영되는 EBS 영어프로그램 ‘잉글리시 카페’ MC로도 2년째 활약하고 있다.
이 프로그램을 진행하면서 영어실력이 많이 늘었다는 그는 짧은 영어는 무리 없이 소화하는데 아직도 발음이 어렵다고 실토한다.
“연기 실력을 쌓기 위해서 시간 나는 대로 후배들과 함께 연기 스터디와 트레이닝을 하고 있어요. 그리고 동양챔피언 출신 권투선수 최재원씨를 알게 되어 서로 가깝게 지내고 있어요. 저와 동명이인인 최재원씨로부터 복싱을 배우고 있거든요. 그리고 어쩌다 한번씩은 매니저와 함께 컴퓨터 게임도 하고요.”
177Cm의 키에 밝고 서글서글한 모습이 보기 좋다. 아직은 싱글. 톡톡 튀는 여자보다는 함께 있을 때 편안함을 주는 상대가 나타나면 언제라도 결혼을 하겠다고 선언해온 그는 지금 열애중이다. 올 안에 결혼할 예정이라고 귀띔한다.
그의 마음을 꽉 붙잡은 주인공은 누구일까. 성당에서 만난 천주교 신자로 마음에 꼭 드는 보통 여자라면서 더 이상은 아직 신상을 공개할 수 없단다.
다음 약속 시간에 쫓겨 안절부절 못하고 시계를 자꾸 들여다보는 그를 더 이상 붙잡고 늘어지는 것은 아무래도 무리였다. 자리에서 일어나면서 마지막으로 한마디를 부탁하고 인터뷰를 마무리 했다.
“돌아오는 일요일 오후 5시 최재원의 양심추적 프로를 꼭 봐주세요. 그리고 잃어버린 양심을 회복하는 운동에 동참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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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플코리아/김명수기자
www.pkorea.co.kr>
2004년 08월21일 09시4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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