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해 보다 빨리 다가온 추석연휴가 벌써 끝나버렸다.
토요일이 끼여 있어 연휴가 길다는 생각을 했었는데 쉬는 날은 왜 그리 시간이 빨리 가는지....
하는 일 없이 특별히 힘들게 일하지 않았는데도 몸은 물먹은 솜처럼 피로가 쉽게 풀리지가 않는다.
매번 느끼는 일이지만 추석이나 구정, 그리고 제사 때가 다가오면 집집마다 며느리들 사이에 보이지 않는 갈등으로 모양새가 좋지 않게 명절을 보내는 집이 적지 않은 것 같다.
다행히 우리집은 아들이 둘 뿐이라 위로 형님과 나, 둘이니 그런 일은 없지만 주위에 있는 사람들의 말을 들어보면 명절 몇 일전부터 신경전이다.
나는 예전에 며느리가 다섯인 집이나 서넛인 집을 참 부러워 한 적이 있었다.
우리집은 며느리가 둘이지만 10여년간을 늘 나 혼자서 명절과 집안행사를 했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요즘 와서 생각해보니 오히려 나 혼자거나 형님하나 있는 것이 참 다행스럽다는 생각이 든다.
며느리들이 셋이나 넷은 되고 그렇게 아들이 많고 며느리가 많아도 명절이나 집안의 대, 소사에 시댁엘 오지 않는 다는 것이다.
더구나 믿기지 않는 일은 그런 집안을 보면 대부분 맏며느리가 참석을 하지 않는 집이 많다는 것이다.
누구의 잘못인지... 시부모님의 잘못인지 아들 며느리들간의 얽힘이 있어서 인지는 모르나 아무튼 그런집안이 좀 적지 않다는것이다.
주위에 몇몇 그런 집안을 보면서 제사는 정말 그리워하는 사람이 지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적어도 제사는 형식이 아니여야 한다는 생각이다.
그리운 사람이 그리운 마음으로 제수를 장만해서 제삿상을 차려야 정말 받는 사람도 차리는 사람도 모두 즐거울 것 같다.
괜히 오기 싫고 하기 싫은 마음으로 억지로 차린 제삿상에 둘러앉아 밥을 먹는다면 차라리 아무것도 차리지 않고 장만하지 않은 것 만 못할거 같다.
자운영
2003년 09월 1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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