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라는 이름으로 제273호> * 아스피린 같은 사람.. - 대한민국 대표 인물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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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스피린 같은 사람..

2006/04/13 00:00 입력

늦은 밤 ... 잘 시간을 넘기고 나면 왜 잠이 오지 않는 건지?... 창 밖에서 들려오는 자동차 소리와 그들이 밝히는 불빛 때문에 더 잠을 이룰 수 가 없는 건지도 모르겠다... 옆에 누워있는 딸애를 의식하고 애써 잠을 청하려고 해보지만 그럴수록 잠은 점점 내게서 멀어져 가기만 한다... 이런 시간이면 마음의 다락방위에 올려놓은 무수히 많은 추억의 시간들이 스쳐 지나간다... 어린 시절부터 학창 시절 그리고 직장생활과 결혼해서 사는 시간들까지.. 그러면서 떠오르는 얼굴들도 참 다양하다. 사람이 일생을 살면서 부딪히게 되는 사람은 참 많다. 업무적으로 또는 개인적으로 그리고 그 사람들 속엔 당연히 핏줄이라는 관계를 가진 사람들도 포함된다. 성격 탓인지 나는 아직도 사람을 만나는 일에 익숙하지 못하다. 그래서인지 이 나이 되도록 모임은커녕 만나는 친구 하나 없이 늘 건조하게 살아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한테 사람들은 人德이 참 많다고 하니 아이러니 한 일이다. 지난 시간을 돌아보니 작은 일에도 상처를 잘 받았고 한번쯤 그냥 흘려보내도 될 일을 가지고도 잠을 설쳤던 속 좁은 마음 때문에 내 마음과 싸워야 하는 일이 참 많았던 것 같다. 이제와 생각하면 정말 별일 아닌데.... 그땐 왜 그렇게 섭섭하고 서러워 했었는지.... 그런 일들을 겪을 때마다 난 나도 모르게 사람들을 분류하는 습관이 생기기 시작했다. 별일 아닌데도 꼭 상대에게 생채기를 내는 사람과 항상 누군가가 해주겠지 하며 자기가 해도 될 일인데도 의지하는 사람... 더불어 그런 사람들의 사고는 나이가 들어도 바뀌지 않는다는 것도 알게되었다. 그러면서 될수록이면 그런 사람들과는 같이 하고 싶지 않아 내 자신의 마음을 아주 닫아버리는 무서운 일까지 생겨버렸다. 누군가를 떠올릴 때 한없이 따뜻해지고 푸근해지는 사람... 정말 두통이 싸악 가라앉을 만큼 아스피린 같은 사람도 있다. 딸애의 얼굴을 떠올리면 그렇다.. 나한테 아스피린 같이 따스한 사람들이 있듯이 나를 떠올리는 주위의 사람들에게도 내가 아스피린 같은 존재의 사람이면 좋겠다. 어느덧 차 소리도  줄어들고 세상에 모든 움직이는 것들이 다 잠에 빠져든 시간이다. 아마도 담벼락에 피어있는 넝쿨 장미 만이 가로등 불빛아래서 야간 보초를 서고 있을지 모를 시간이다. 하루중 내가 가장 좋아하는 편안한 시간이 바로 이런 시간이다. 누구의 간섭도 받지않고 묵상에 잠길수 있는 시간.. 그야말로 무균의 시간이다. 너무나 조용히 흐르는 정갈한 침묵 때문에  사실은  잠을 자기가 아까운 시간이기도 하다. 그리고 이런 시간이 있기에 난 매일 아침 햇살보다도 더 일찍 눈을 뜨게 되는지도 모른다. 자운영 2003년 06월 07일

[ 피플코리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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